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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북한 ICBM 열병식 임박…평양서 화성-19 발사대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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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북한 ICBM 열병식 임박…평양서 화성-19 발사대 포착

미국 "주한미군 중국 견제 활용" 압박…한국 "북 억제력 약화" 우려, 국방예산 66조 원 증액
북한 김정은이 주요 군사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김정은이 주요 군사 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북한이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가운데 미국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를 압박해 한미 간 인식차가 벌어졌다.

뉴스위크는 지난 24(현지시간) 유럽우주국(ESA) 센티넬-2 위성이 촬영한 영상을 인용해 북한이 평양 동쪽 미림공항 근처에서 열병식 준비 모습을 포착했다고 보도했고, 같은 날 더 디플로맷은 미국이 한국에 주한미군의 중국 견제 활용을 요구한다고 전했다.

북한, 5년 만에 당 창건 기념 대규모 열병식 준비


위성 영상 분석 결과 북한은 지난 7월 초부터 열병식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병력이 대열을 이뤄 리허설하는 모습과 각종 군사장비를 확인되었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인 이동식발사장치도 식별되었다고 한다.

특히 화성-19형으로 추정하는 ICBM이 등장할 가능성에 주목된다. 이 미사일은 미국 본토 도달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한다. 2020년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도 여러 ICBM과 신형 전차를 공개한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우리 당과 정부는 국가 방위력 강화에 꾸준히 도약한다""새로운 비밀 무기를 확보했고, 우리 군사력을 더욱 근본적으로 강화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국방과학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27'최근북한동향' 자료에서 "북한이 1010일 당 창건 80주년을 기회로 열병식과 대집단체조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다"고 발표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상당히 대규모로 준비하는 움직임이 있다""80주년인 만큼 예년보다 작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러 고위 인사 초청 가능성…북중러 결속 과시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열병식에 중국과 러시아 고위 인사를 초청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 9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0주년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1959년 이후 66년 만에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북한은 푸틴 대통령 호칭을 20238월부터 기존 '각하'에서 '동지'로 바꿔 부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전에 동지라고 부른 나라는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 쿠바 등 4개국에 불과했다"러시아 대통령 의전을 격상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3년 3월 한국 포천에서 미군 장병들이 남북한을 가르는 비무장지대 인근 군사훈련장에서 한미 합동 군사 훈련 자유의 방패의 일부인 실사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한미군 5000명 괌 이전설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3년 3월 한국 포천에서 미군 장병들이 남북한을 가르는 비무장지대 인근 군사훈련장에서 한미 합동 군사 훈련 "자유의 방패"의 일부인 실사격 훈련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한미군 5000명 괌 이전설이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화 압박


이런 북한의 움직임 속에서 미국은 한국에 주한미군 역할 확대를 요구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의 새 국방전략은 한국이 더 큰 군사 책임과 방위비 부담을 져야 한다고 압박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전시작전통제권 논의가 한국군의 한반도에서 역할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는 자연스럽게 서울의 방위비 증가 논의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략적 유연성'은 주한미군 28500명을 북한뿐 아니라 중국 견제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로 인해 대북 억제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내 간담회에서 "주한미군 유연화 요구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자체 방위력 증강과 동맹 다변화로 대응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자체 방위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82026년 국방예산으로 663000억 원을 편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7년 만의 최대 증가폭으로 첨단무기 도입과 초급 간부 급여 인상에 사용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늘어난 국방비는 우리 군을 21세기 미래전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스마트 강군으로 키우기 위한 첨단 과학기술과 자산 도입에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한국은 동맹 다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9월 초 서울국방대화에는 68개국에서 약 1000명이 참석했다. 특히 10년 만에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한국을 방문해 안규백 국방장관과 인공지능(AI), 무인시스템, 우주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국제정치학회의 한 전문가는 "한국과 주한미군이 중미 지역 분쟁에서 중립을 유지하거나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이라며 "한국이 미국 계획에 수동적으로 끌려가기보다는 해상 교통로 확보를 위한 해군 기동부대 파견 등 추가 지원을 능동적으로 제안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8"주한미군의 변화가 필요하다""중요한 건 숫자가 아니라 역량이다. 한반도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 역량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미군은 올해 최신예 정찰기 '아테네-R'을 한반도에 배치했고, F-35 계열 스텔스 전투기를 지속 전개하며, 하반기에는 첨단 무인기 'MQ-9A'를 군산 공군기지에 순환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