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인터넷 업체 야후가 자회사인 AOL을 이탈리아의 테크 기업 벤딩스푼스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거래 규모는 약 14억 달러(약 1조96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막바지 단계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최종 계약은 아직 체결되지 않았으며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AOL은 한때 인터넷 시대를 대표하던 브랜드로 지난 2000년 타임워너와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 사례를 남겼지만 이후 대규모 손실과 규제 조사로 몰락을 겪었다.
야후는 2021년 미국 사모펀드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버라이즌으로부터 50억 달러(약 7조 원)에 인수한 이후 구조조정을 이어왔으며 AOL 매각은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벤딩스푼스는 밀라노에 본사를 둔 앱 개발사로 최근 위트랜스퍼(WeTransfer), 비메오(Vimeo) 등 여러 회사를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지난달에는 비메오를 13억8000만 달러(약 1조9400억 원)에 비상장 전환하기로 합의해 주목받았다.
현재 이 회사는 월간 사용자 수가 3억명에 달하며 내년 중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유망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AOL은 최근 25~54세 이용자층에서 전년 대비 20%의 트래픽 증가를 기록하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AOL은 광고 수익 외에도 신분 도용 방지 서비스 ‘라이프락(LifeLock)’, 암호 관리 서비스 ‘라스트패스(LastPass)’, 보안 소프트웨어 ‘맥아피 멀티 액세스(McAfee Multi Access)’ 구독 매출을 거두고 있다.
로이터는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AOL이라는 인터넷 초창기 대표 브랜드가 유럽의 신흥 테크 기업 포트폴리오에 편입되는 역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