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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분기 순익 21조 '역대 최대'...인텔은 엔비디아 7조 투자로 80%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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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3분기 순익 21조 '역대 최대'...인텔은 엔비디아 7조 투자로 80% 폭등

AMD·브로드컴도 오픈AI와 대규모 계약...AI 반도체 판도 재편 가속
엔비디아가 16일(현지시간) 대만 TSMC의 탄탄한 분기 실적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마이크론과 함께 동반 상승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가 16일(현지시간) 대만 TSMC의 탄탄한 분기 실적에 힘입어 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하는 마이크론과 함께 동반 상승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가 3분기 325억 달러(약 46조 28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경영난을 겪던 인텔은 엔비디아한테서 50억 달러(약 7조 1200억 원) 투자를 받으며 주가가 급등하는 등 2025년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에브리 매거진이 지난 19(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을 보면, AI 칩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속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 지정학 긴장이 반도체 패권 경쟁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TSMC, AI 칩 수요 급증에 실적 쾌속 질주


TSMC는 올해 3분기 순이익 151억 달러(215000억 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2% 늘었다고 한국투자증권이 밝혔다. 매출총이익률은 59.5%로 시장 예상치를 2.4%포인트 넘어섰다. TSMC 주가는 10월 들어 300달러(42만 원)를 돌파하며 연초보다 45% 올랐고, 시가총액은 11000억 달러(1566조 원)를 넘어섰다.

월가 투자은행들 평가도 호의적이다. 모건스탠리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AI 붐에 힘입어 가이던스 상향이 예상된다"며 투자자들한테 매수를 권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TSMC 목표주가를 330달러(46만 원)로 높이며 "2나노미터(nm) 공정 기술 리더십과 가격 결정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TSMC 강세는 첨단 공정 기술력에서 비롯됐다. 회사는 3나노와 2나노 파운드리 시장에서 90% 넘는 점유율을 쥐고 있다. 3분기 기준 3나노 공정 출하량이 전체 웨이퍼 매출에서 20%, 5나노 32%, 7나노 17%를 차지하며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이 전체의 69%나 됐다. TSMC는 올해 말 2나노 칩 양산을 시작하고 2028년에는 1.4나노 공정 생산설비를 돌릴 계획이다. 애플,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들의 AI 칩 수요가 폭발하면서 TSMCCoWoS(-웨이퍼-기판) 패키징 생산능력은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인텔, 엔비디아 투자로 반등 기회 마련


한때 '반도체 제왕'으로 불렸던 인텔은 지난 9월 엔비디아한테서 50억 달러 투자를 받으며 다시 일어설 발판을 마련했다. 이 소식에 인텔 주가는 9월 중 23~30% 급등했으며, 8월 초 뒤 쌓인 상승률은 80%나 된다고 피니마이즈가 전했다.

엔비디아는 인텔 보통주를 주당 23.28달러에 사들여 지분 4%가량을 손에 넣고, 양사는 PC와 데이터센터용 칩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인텔의 x86 기반 중앙처리장치(CPU)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결합해 차세대 AI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며 "인텔 CPU의 아주 큰 고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황 최고경영자는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를 "30년 지기 오랜 친구"라고 소개하며 "이번 협력은 거의 1년 동안 논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올해 미국 정부한테서 57억 달러(81100억 원), 일본 소프트뱅크한테서 20억 달러(28400억 원)를 확보한 데다 엔비디아 투자까지 더해 모두 204억 달러(29조 원)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3년 동안 제조 설비 투자를 이어갈 수 있는 재정 기반을 마련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인텔이 올해 모은 자금은 총 204억 달러에 이르며, 현금 보유액은 470억 달러(669300억 원)로 최소 3년간 제조 투자를 감당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협력으로 인텔은 차세대 PC 칩에 엔비디아 GPU 기술을 담아 AMD와 경쟁력을 높이고, 데이터센터에서는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자사 프로세서를 공급할 계획이다. 두 회사 제휴가 연간 500억 달러(712100억 원) 매출을 만들어낼 것으로 피니마이즈는 내다봤다.

AMD·브로드컴, 오픈AI와 대규모 계약...반도체 업계 '빅뱅'


반도체 업계 전반에서 대형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AMD10월 초 오픈AI6기가와트(GW) 규모 AI 칩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6년 하반기부터 수년간 수백억 달러 규모의 MI450 시리즈 GPU를 공급하며, 오픈AIAMD 지분 최대 10%(16,000만 주)를 주당 1센트에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을 확보했다. 이 소식에 AMD 주가는 25~30% 급등했다.

브로드컴은 10월 중순 오픈AI10GW 규모의 맞춤형 AI 칩 공동 개발 계약을 발표했다. 2026년 하반기부터 2029년 말까지 AI 가속기와 네트워킹 솔루션을 묶은 시스템을 배치할 예정이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수직 통합은 AI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꼭 필요하다""트랜지스터 식각부터 최종 토큰 출력까지 모든 단계를 최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로드컴 주가는 발표 직후 10% 넘게 급등했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사업부는 지난 분기에만 인텔이 최근 2년 동안 벌어들인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은 수익을 기록했다고 에브리 매거진은 전했다. 이는 AI 반도체 시장이 폭발하면서 업계 권력 구도가 다시 짜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정학 리스크, 반도체 공급망의 변수로 떠올라


TSMC 급성장 뒤편에는 지정학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대만 정부는 미국의 반도체 생산 '5050' 분산 요구를 거부하며 TSMC 생산능력의 70% 넘게 대만에 두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TSMC는 미국 애리조나에 1650억 달러(2349900억 원) 넘게 투자해 생산시설을 짓고 있으며 독일에도 공장을 늘리고 있지만, 이는 대만 핵심 시설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차원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최근 중국의 대만 주변 군사훈련으로 공급망 취약성이 드러났다. 대만은 연료의 97%를 바닷길 수송에 기대고 있어 위기 때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가 크다. 이에 대만 정부는 연료 비축량을 늘리고 백업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은 지난해 TSMC 중국 난징 공장에 장비 수출 빠른 승인을 취소했다. 2026년부터 16나노와 28나노 칩을 만드는 이 공장은 새 장비를 들여올 때마다 미국 수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시설은 TSMC 전체 매출의 2.4%를 차지하고 있어 직접 영향은 제한되지만, 미중 갈등이 반도체 산업 전반에 미치는 리스크를 보여주는 상징이다.

증권가에서는 TSMC 연초 대비 45% 주가 상승률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36% 상승과 S&P500지수의 10~12% 상승을 크게 웃돈다고 분석했다. 인텔은 9월 말 기준 연초보다 45~50% 올랐으며, 엔비디아와 AMD도 각각 40%, 50~60% 뛰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슈퍼사이클이 이어지는 한 TSMC의 반도체 공급망 중심축 역할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대만 해협 분쟁 가능성과 공급망 취약성은 투자자들이 계속 지켜봐야 할 위험 요소"라고 짚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