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창조적 파괴

노벨 수상자들이 잇달아 비트코인· 리플 ·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찬양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암호화폐가 창조적 파괴라던가 또는 암호화폐가 민주주의 수호자라는 발언을 일달아 내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14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María Corina Machado)가 2025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면서 비트코인(Bitcoin, BTC)이 다시 한 번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과거 비트코인을 독재 정권에 맞서는 ‘저항의 수단’으로 평가하며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핵심 자산으로 강조한 바 있다.
마차도는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경제 붕괴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주도의 약탈과 무제한 화폐 발행 속에서도 국민들이 비트코인을 활용해 생존의 길을 찾았다고 밝혔다. 마차도는 특히 “비트코인은 인도주의적 도구에서 저항의 수단으로 발전했다”고 언급하며, 향후 베네수엘라 민주화 이후 국가 비축 자산에 비트코인을 포함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국제 암호화폐 업계에서 다시 주목받으며 상징적 메시지로 확산되고 있다. 프로캡(ProCap) 최고투자책임자 제프 파크는 “노벨평화상이 비트코인 지지자에게 수여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평가했고, 와이오밍대 비트코인연구소 소장 브래들리 렛틀러는 “저항 자금으로서의 비트코인을 이해하는 인물이 상을 받았다”며 환영 메시지를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10여 년 전 자국 통화 볼리바르 붕괴 이후 초인플레이션과 권위주의가 지속되는 국가다. 통화 통제와 부패, 제재로 인해 국민 다수가 비공식적으로 달러와 비트코인을 활용해 경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마차도의 수상은 비트코인의 상징적 의미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
2025년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는 '신기술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 연구에 기여한 경제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조엘 모키어(79), 필리프 아기옹(69), 피터 하윗(79) 등 3인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2025.10.13 [노벨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비트코인 점유율은 불과 이틀 만에 약 60% 수준으로 하락했다. 이더리움이 반등을 주도하고 있다. 비트마인(Bitmine)이 약 4억 8,000만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ETH)을 매수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다. 며칠 전 발생한 19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나타났다. 당시 1백60만 명이 넘는 트레이더의 포지션이 하루 만에 청산되면서 시가총액은 급락했다. 알트코인 시장은 1조 달러 부근에서 하방을 방어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자금이 빠르게 알트코인으로 재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점유율 하락은 자금 회전의 초기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완화될 경우, 알트코인으로의 자금 확산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변동성 장세에서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기 시작하면서 알트코인 시장 회복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이번 흐름에서 선행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 비트마인은 폴콘엑스(FalconX)와 크라켄(Kraken) 거래소에서 약 12만 8,000ETH를 출금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기관성 자금이 다시 알트코인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알트코인 시즌 지수는 현재 47로, 완전한 위험자산 선호 구간에 진입하진 않았지만 점진적 회복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올해 노벨경제학상의 영예를 차지한 조엘 모키어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필리프 아기옹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 교수·피터 하윗 미국 브라운대 교수는 현대 우리가 누리는 풍요의 원천을 찾아 탐구한 경제학자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경제성장은 기술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연료로 나아가는 엔진을 통해 가능하며, 이같은 엔진이 멈추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경제정책의 핵심이라는 점을 일깨워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1946년 네덜란드 태생인 모키어 교수는 이스라엘에서 성장해 히브리대에서 경제학과 역사학을 전공했다. 이후 1974년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노스웨스턴대에서 교수직을 이어갔다.
그는 증기기관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과 전기가 이끈 2차 산업혁명, 컴퓨터가 촉발한 3차 산업혁명 등 전 세계적인 경제 성장의 배경에는 항상 기술혁신이 있다고 주장했다. 2000년대 초반 3차 산업혁명의 효력이 다해 세계가 저성장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며 4차 산업혁명을 통한 또다른 기술혁신이 가능하리라고 전망했다. 지속 성장은 인류 역사에서 굉장히 드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랜 경제 정체 상태에 있다가 기술 혁신을 계기로 성장으로 전환했다고 강조했다.
아기옹 교수는 2021년 한국은행과의 공동 보고서에서 '아기옹-하윗' 모형을 한국 사례에 적용해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재벌 중심 경제 구조가 전체 산업의 역동성을 제약하며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공정한 경쟁 환경 조성과 자본시장 접근성 확대가 한국의 산업 역동성을 회복시키는 핵심이라고 봤다. 아기옹 교수는 시장경쟁이 너무 약해도 혁신 유인이 부족하지만, 너무 강해도 기업의 수익이 줄어 투자 위축을 촉발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기옹 교수와 하버드대 동문인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독과점의 배타성이 판촉의 효율성 등을 높이려는 행위일 뿐 경쟁기업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설명한 점은 관용적인 경쟁법 집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하윗 교수는 경제성장을 당연시하면 안 되며, 창조적 파괴의 매커니즘을 지지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비서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비서관은 "하윗 교수의 성장 이론은 지금도 상당히 유효하다"며 현재 한국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그의 이론을 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 수석은 브라운대에서 박사 논문 지도를 받은 제자다.
리플(Ripple)의 최고기술책임자(CTO)로 13년 이상 재직한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가 사임을 발표하자, XRP 커뮤니티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 엑스알피(XRP) 매도를 촉구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슈워츠는 진심 어린 게시물을 통해 연말에 리플에서의 일상 업무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분야에서 보낸 수십 년을 되돌아보며 XRP 렉저(XRP Ledger) 공동 개발과 리플의 기술적 방향 설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슈워츠는 이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시간이라며, 가족 및 개인 취미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소망을 공유했다. 다만 그는 XRP 관련 프로젝트 작업을 계속하고 CTO 에메리투스(CTO Emeritus)로서 리플 이사회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XRP 커뮤니티의 많은 이들이 슈워츠의 XRP 렉저 구축 역할에 감사를 표하며 새로운 여정에 행운을 빌었지만, 일각에서는 리플이 불확실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불안감을 드러냈다. 영향력 있는 트레이더이자 초기 XRP 투자자인 크립토 비트로드(Crypto Bitlord)는 슈워츠의 사임 소식을 계기로 XRP 매도 시점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비트로드는 스위프트(SWIFT)가 컨센시스(Consensys) 및 30개 이상의 글로벌 은행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자체 블록체인 원장을 공개하며 경쟁이 격화되는 중요한 시점에 슈워츠가 물러난다고 주장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