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기술·AI 산업 수요 폭증 속 ‘다음 안전자산’ 부상...단기적으론 급등세 숨 고르기 가능성

은 현물 가격은 지난주 처음으로 온스당 50달러를 돌파한 뒤 일부 상승분을 반납했으나 13일(현지시각) 재차 상승해 뉴욕 시각 오전 7시2분 현재 온스당 51달러대에 거래되며 지난 10일 대비 2% 가까이 올랐다.
CNB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은 현물 가격은 78% 이상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금 현물 가격 상승률(5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과 은은 모두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의 변동성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자 수요가 몰리며 급등했다. 특히 산업재의 성격이 강한 은의 경우, 공급 부족과 수요 증가가 겹치며 가격 상승세가 더 탄력받고 있다.
그는 이어 “최근 금값 급등 이후 금·은 가격 비율이 100배를 넘어서면서 은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면서 “이 비율이 100배를 넘은 것은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지난 팬데믹 당시에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 뒤 급격한 반전이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심스는 투자자들이 이제 은을 새로운 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은은 금이 갖지 못한 실용적 가치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의 산업적 활용도가 제한적인 반면, 은은 가치저장 수단이면서 동시에 전자기기나 재생에너지 기술 등에서 폭넓게 사용된다는 측면에서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온스당 100달러 시대 오나
금·은 공급업체 솔로몬 글로벌의 폴 윌리엄스 매니징 디렉터는 최근 은값 급등이 “1980년대 투기적 상승세와는 다른, 현실적이고 강력한 요인들에 기반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심화되는 구조적 공급 부족, 사상 최대의 산업 수요 및 녹색 기술에 대한 투자 가속화가 공급을 압박하며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윌리엄스는 이어 “은은 금처럼 완벽한 안전자산으로 평가받지는 않지만, 산업용 금속이자 가치저장 수단이라는 이중적 속성이 안정성과 상승 잠재력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핵심적인 소재로 사용된다. 전기 스위치, 태양광 패널, 휴대전화 생산에 필수적일 뿐 아니라, 최근 인공지능(AI) 붐을 이끄는 반도체 제조에도 활용되고 있다.
윌리엄스는 “은 시장의 기본적 상승 요인이 둔화할 조짐이 없다”면서 “강세장이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기록적 수준에도 불구하고 은은 여전히 금보다 저평가돼 있다”면서 “현재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2026년 말까지 은 가격이 온스당 100달러에 도달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BNP파리바의 필리프 히셀스 최고전략책임자(CSO)도 같은 의견을 공유했다. 히셀스는 1년 전부터 온스당 50달러를 예측해 왔으며, 현재의 사상 최고가 수준에서 은값이 두 배로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큰 숫자는 투자자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가격이 이런 ‘중력장’에 들어서면 매수세가 가속화하고 상승세가 절정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히셀스는 다만 단기적으로는 급등세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처럼 큰 폭의 상승 이후에는 보통 조정이 온다. 짧지만 격렬한 되돌림이나 일정 기간 횡보, 혹은 그 두 가지의 결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과열된 기술적 지표를 해소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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