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개인적으로 인수한 이후 해고한 트위터(현 X) 전직 최고경영진 4명과 1억2800만달러(약 1780억원) 규모의 퇴직금 미지급 소송을 합의로 마무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이하 현지시각) 전했다.
이번 합의는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지난주 제출된 서류를 통해 처음 확인됐다.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법원은 10월 1일로 잡혔던 심리 일정을 연기하고 합의 절차를 마무리하도록 했다.
이번 소송은 파라그 아그라왈 전 트위터 CEO, 네드 시걸 전 트위터 최고재무책임자(CFO), 비자야 가데 전 트위터 최고법률책임자, 션 에드젯 전 트위터 법률고문 등 4명이 제기했다. 이들은 머스크가 지난 2022년 트위터를 440억달러(약 61조원)에 인수한 직후 자신들을 해임하면서 수년간 약속된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각자 1년치 급여와 수십만달러 상당의 주식 보상을 포함한 퇴직금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머스크가 “부정 행위와 직무 태만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막았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머스크 측은 이들의 성과 부족을 이유로 해고가 정당했다고 반박해왔다.
◇일반 직원 소송도 별도 합의…머스크의 ‘법적 부담’ 계속
X는 지난 8월 대규모 감원 과정에서 해고된 일반 직원들과의 별도 집단소송에서도 5억달러(약 6950억원) 규모의 합의에 도달한 바 있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이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이후 직면한 일련의 법적 분쟁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인수 직후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해고했고 회사명을 ‘트위터’에서 ‘X’로 변경했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머스크에게 부담이 된 또 하나의 사건이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현실적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머스크는 2022년 인수 협상 당시 트위터 경영진을 상대로 계약 파기 소송을 제기했다가 결국 거래를 강행했으며 이후 수차례 인사·계약 관련 분쟁에 휘말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