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다카이치 자민당 총재 “과도한 엔화 절하 원치 않아” 발언 후에도 엔화 약세 이어져

다카이치 총재의 발언 직후 엔화는 단기 반등했으나 곧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달러는 이날 엔화 대비 0.24% 상승한 153.04엔에 거래됐다. 장 중 한때 153.21엔까지 치솟으며 지난 2월1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인베스팅라이브의 애덤 버튼 선임 환율 전략가는 로이터에 “일본 정부가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는 신호 정도는 확인됐지만, 다카이치 총재가 말하는 ‘과도한 절하’가 실제로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엔화는 이번 주 들어 다카이치 총재가 대규모 재정 지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 속에 급락했다. 다만 시장 참여자들이 실제로 다카이치가 경제 부양책을 집행할 여지가 얼마나 될지를 평가하면서 엔화의 낙폭은 다소 둔화됐다.
프랑스의 정치적 리스크도 지속되면서 달러화 상승에 힘을 보탰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0.34% 하락한 1.1586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장 중 한때 1.1576달러까지 밀리며 지난 8월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0.36% 오른 99.20으로 8월1일 이후 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프랑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가 지난 7일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정국이 불안정해지고, 투자자들이 확대되는 프랑스 재정적자에 불안감을 키우며 유로화 약세가 이어졌다.
이날 프랑스 엘리제궁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48시간 내 신임 총리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달러화의 전방위적 강세 속에 원화도 추석연휴 기간 역외 시장에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달러는 이날 뉴욕 역외 시장에서 원화 대비 1422원대에 거래되며 연휴 직전이던 지난 3일 오전 2시(1407원)와 비교해 오름세를 보였다.
달러 강세에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미국 고용시장의 위험이 확대돼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졌다고 평가했지만,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코페이의 샤모타는 “연준 위원들의 9월 의사록과 최근 발언이 모두 매파적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CME 그룹의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28~29일 열리는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25bp) 인하할 확률을 95%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은 지난주 90%에서 80%로 낮아졌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더 둔화될 위험을 고려해 올해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