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는 7일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4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엔화를 조달 통화로 하는 캐리 거래가 부활하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한 엔화 매도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엔화는 달러 대비 0.5% 하락한 1달러=151.03엔까지 떨어졌다. 금융완화 추진파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를 수반으로 하는 내각 출범이 유력시되면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후퇴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외환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헤지펀드는 150.70엔보다 엔화 약세 수준에서 엔 숏 포지션을 늘리고 있다.
라보뱅크 통화 전략 책임자 제인 폴리는 “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엔 캐리 트레이드가 부활했다고 결론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6일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엔달러 환율은 한때 2%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재정 확장 우려로 채권 시장도 초장기 채권 매도세가 확산됐다.
많은 시장 관계자들은 다카이치 신임 총재가 지속적으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움직임을 비판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총리에 취임할 경우 금융 긴축 속도 둔화를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카이치 총재의 경제브레인 중 한 명인 혼다 에츠로 전 내각관방은 6일 인터뷰에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은 일단 이번 달은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결정이 날 가능성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런 상황 속에서 시장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관측 확률이 크게 낮다고 보고 있다. 오버나이트스왑 시장에서 오는 30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확률은 19%라고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민당 총재 선거 전 약 57%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크게 후퇴한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엔화를 저렴한 통화 수단으로 캐리 트레이드를 시도하는 투자자들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으로 눈에 띄게 낮은 정책 금리의 인상 속도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즈호은행 시니어 외환 전략가 나카지마 마사유키는 “엔 매도가 한층 더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엔화는 유로 대비 180엔을 향해 하락할 가능성이 크며, 다른 아시아 통화 대비로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다카이치 총재는 엔화 약세가 일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계속 주장하고, 일본은행이 금리를 인상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분명히 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가 재개되고 엔화가 광범위한 수준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