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中 항공사, 비행시간 단축으로 불공정 우위"...이르면 11월 시행
분석가 "승객 보상·수용능력 낭비 손실...中 상호 조치 가능성" 경고
분석가 "승객 보상·수용능력 낭비 손실...中 상호 조치 가능성" 경고

중국 항공 분석가 양보는 "제안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중국 항공사는 승객 보상, 수용 능력 낭비 등 이미 판매된 항공편이 취소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 횡단 노선의 수용 능력 계획과 항공권 판매는 일반적으로 약 6개월 전에 준비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항공사가 노선을 변경하고 항공권 가격을 인상하여 더 높은 비용을 흡수할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노선을 완전히 취소할 것인지 결정하기 위해 보다 포괄적이고 장기적인 평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일 미국 교통부가 중국 항공사가 미국을 오가는 항공편에서 러시아 영공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할 것을 제안했다. 관리들은 비행 시간이 짧아짐에 따라 중국 항공사가 미국 항공사에 비해 불공정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보는 이 법이 발효된다면 미국은 내년 여름 비행 시즌이 곧 시작될 예정이므로 중국 항공사의 비행 계획에 대한 승인을 보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 과감하게 말하자면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다가오는 겨울 시즌에 대한 승인을 취소할 수 있지만, 이는 상당한 대중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
호주 항공 애널리스트 인터내셔널의 휴 리치 CEO는 정부가 전시를 제외하고는 항공사에 다른 나라 영공에서 철수하도록 명령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하면서 미국이 금지령을 제정할 경우 중국이 "상호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비행을 막으려고 한다면 공격적일 것이다. 나는 그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리치는 말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가 호전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행 각 항공편이 착륙하기 전에 러시아 영공을 피했는지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워싱턴이 이 규칙을 시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교통부는 중국 항공사가 명령에 응답할 수 있는 이틀의 시간을 주겠다고 밝히며 이르면 11월에 최종 판결이 발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스크바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2022년 3월 미국이 미국 상공에서 러시아 항공편을 금지한 후 미국 및 기타 여러 국가의 항공사가 자국 영공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 항공사들에게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러시아 영공을 통과하는 노선은 비행 시간과 연료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영공을 우회하면 비행 시간이 2~3시간 증가하고 연료 비용도 30% 이상 상승할 수 있다.
특히 베이징-뉴욕, 상하이-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노선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노선은 중국 항공사들의 핵심 수익원이며, 비즈니스 여행객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중국 항공사들은 이미 판매된 항공권에 대한 보상과 노선 조정 비용으로 수억 달러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 6개월 전부터 판매된 항공권들을 모두 취소하거나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 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회 노선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승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항공사들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승객 수요를 감소시킬 수 있다.
중국 정부의 대응도 주목된다. 분석가들은 중국이 미국 항공사에 대해 상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미국 항공사들의 중국 영공 사용을 제한하거나 추가 규제를 부과할 수 있다.
이는 미·중 항공 협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양국 간 항공 노선은 경제 교류와 인적 왕래의 중요한 통로인데, 이번 조치로 양국 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 있다.
업계는 미국 정부가 이 제안을 실제로 시행할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중국을 압박하기 위한 협상 카드일 뿐 실제 시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고려하면 실제 시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글로벌 항공 산업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항공사들은 이미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체 노선 개발, 유럽 경유 노선 확대, 중동 항공사와의 협력 강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이 이제 항공 분야로까지 확대되면서 양국 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희토류 수출 통제, 항만 수수료에 이어 항공 영공 사용까지 제재 대상이 되면서 전면적인 경제 전쟁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