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판매 부진에 빠진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의 재고를 소화하기 위해 머스크 개인이 소유한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 전문기업 xAI에 대량 판매하고 있다고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이 1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일렉트렉에 따르면 최근 수백 대의 사이버트럭이 스페이스X의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기지와 xAI의 사무실로 잇따라 배송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유튜브 채널 ‘나사 스페이스 플라이트(NASA Space Flight)’ 영상에서도 트럭 적재대에 실린 사이버트럭이 줄지어 스페이스X 시설로 들어가는 모습이 확인됐다.
테슬라는 당초 연간 25만대 이상의 생산 능력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판매량은 연간 약 2만대 수준에 그쳐 생산라인 가동률이 10%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렉트렉은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10% 수준의 가동률은 심각한 손실을 초래한다”면서 “사이버트럭에 투입된 막대한 자본이 매몰비용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테슬라는 이미 저조한 판매고 속에서 재고가 빠르게 쌓이고 있는 상황으로 머스크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다른 회사들을 동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렉트렉은 “최근 스페이스X가 수백 대의 사이버트럭을 인수했고 앞으로 수백 대에서 수천 대를 추가로 들여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웨스 모릴 테슬라 사이버트럭 수석 엔지니어는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내연기관(ICE) 차량을 사이버트럭으로 교체하는 모습을 보게 돼 매우 기쁘다”며 “사이버트럭을 개발할 때부터 이런 장면을 꿈꿨고 스타베이스의 차량 사진들은 그 노력의 결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스페이스X가 구매한 정확한 대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일렉트렉은 “사이버트럭의 수요가 감소한 이후 테슬라가 이를 자체 서비스 차량으로 전환하지 않은 점이 의문이었는데 스페이스X가 먼저 내부 수요 창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부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4분기 실적 악화를 피하기 위해 스페이스X와 xAI가 3분기 말에 사이버트럭을 대량 주문해 회계상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려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