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구글, 폴더블폰 내구성 시험 중 폭발…하드웨어 신뢰성에 '경고등'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구글, 폴더블폰 내구성 시험 중 폭발…하드웨어 신뢰성에 '경고등'

공개 테스트서 픽셀 10 프로 폴드 파손·배터리 폭발…삼성 갤럭시 Z 폴드7과 극명한 대조
전문가 "힌지·소재·배터리 보호 구조 결함"…폴더블 시장 신뢰도 재편 불가피
구글의 신형 폴더블폰 '픽셀 10 프로 폴드'가 내구성 공개 시험 도중 부서지고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제리릭에브리씽의 구글 픽셀 폴드의 힌지와 배터리 구조 테스트 장면.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의 신형 폴더블폰 '픽셀 10 프로 폴드'가 내구성 공개 시험 도중 부서지고 배터리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제리릭에브리씽의 구글 픽셀 폴드의 힌지와 배터리 구조 테스트 장면.

'소프트웨어의 제국' 구글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좌절을 맛봤다. 신제품 '픽셀 10 프로 폴드(Pixel 10 Pro Fold)'가 공개 내구성 시험 중 부서지고 내부 배터리가 폭발하면서, 하드웨어 신뢰성 논란이 불붙었다. 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은 같은 시험을 무사히 통과하며 기술력의 격차를 뚜렷하게 보여줬다.

폴더블 시장의 주도권이 다시 한 번 '신뢰성'이라는 단어 위에서 갈렸다.

공개 시험 중 폭발…'강화된 힌지'의 허상


사건은 15일(현지시각) IT 기기 내구성 테스트로 유명한 유튜브 채널 '제리릭에브리씽(JerryRigEverything)'에서 벌어졌다. 진행자 잭 넬슨(Jack Nelson)이 픽셀 10 프로 폴드를 뒤로 꺾는 굽힘 시험을 진행하자, 제품은 순식간에 꺾이며 내부에서 불꽃이 튀었다.
구글이 "내구성을 강화했다"고 강조한 힌지는 외부 압력을 견디지 못했고, 충격은 배터리로 이어져 폭발을 일으켰다. 넬슨은 "지금까지 테스트한 폴더블폰 중 가장 약하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이미 전작 '픽셀 폴드'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은 바 있다. 이번 신제품은 방수·방진 등급(IP68)을 새로 적용하며 개선을 내세웠지만, 단순한 뒤로 굽힘 시험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하중 분산이 부족한 힌지 구조 △균열에 취약한 초박형 유리(UTG) △배터리 보호 하우징의 충격 흡수력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특히 알루미늄 프레임이 비틀림 하중을 버티지 못해 중앙부가 파손되고, 그 충격이 배터리 셀로 전달돼 단락(Short Circuit)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삼성의 내구성 '완성형'…축적된 경험이 만든 격차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폴드7은 같은 내구성 시험에서 긁힘·불꽃 노출·먼지 침투 테스트까지 모두 통과했다. 폴딩 후에도 화면과 힌지가 정상 작동해 구조적 안정성을 입증했다.

삼성은 수년간 폴더블 구조 개선에 매달려 왔다. 강화 알루미늄 '아머 알루미늄(Armor Aluminum)', 코닝(Corning)의 강화유리 'UTG-X', 내부 응력 분산을 위한 고탄성 접착 기술 등 소재 혁신을 지속해왔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진화가 아니라, 폴더블 생태계를 이끌어온 '경험의 집적'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7세대에 걸친 폴더블폰 개발 과정에서 설계부터 양산까지 품질 관리 체계를 완성했다"며 "구글은 아직 하드웨어 신뢰성을 확보할 수준의 경험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시장 파장 확대…"내구성은 프리미엄의 기준"


이번 사고는 폴더블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픽셀 10 프로 폴드의 출고가는 1799달러(약 255만 원), 갤럭시 Z 폴드7은 1899달러(약 269만 원)로 가격대가 거의 동일하다.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내구성은 브랜드 신뢰와 직결되는 요소다. 픽셀의 인공지능(AI) 기반 온디바이스 기능, 텐서 G5 칩셋 등 구글의 소프트웨어 강점이 하드웨어 불신 앞에서 빛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구글이 내년 상반기 힌지 구조 전면 재설계와 배터리 보호 강화를 적용한 개선 버전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하지만 소비자 신뢰 회복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신뢰성은 기술보다 무겁다"며 "삼성의 폴더블 독주 체제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