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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데이터센터, ‘AI 전력난’에 항공기 제트엔진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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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데이터센터, ‘AI 전력난’에 항공기 제트엔진까지 동원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각)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파워 전시회에 전시된 프로에너지의 ‘PE6000’ 가스터빈. 사진=프로에너지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각)부터 이달 1일까지 열린 데이터센터 월드파워 전시회에 전시된 프로에너지의 ‘PE6000’ 가스터빈. 사진=프로에너지

인공지능(AI) 서버 수요가 폭증하면서 미국 내 데이터센터들이 퇴역 항공기 제트엔진을 개조한 가스터빈 발전기를 긴급 투입하고 있다고 IT 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톰스하드웨어는 전력망 연결에 수년이 걸리는 가운데 발전용 제트엔진을 트레일러에 얹어 ‘이동식 발전소’로 돌리는 방식이 확산 중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 퇴역 항공엔진 개조해 최대 48MW 전력 생산


톰스하드웨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에서는 이미 제너럴일렉트릭(GE)의 항공기 엔진 ‘CF6-80C2’와 ‘LM6000’을 개조한 에어로파생형 터빈이 가동 중이다. 이는 한때 보잉 767과 에어버스 A310에 쓰였던 동형 엔진으로 발전 설비업체 프로에너지와 미쓰비시파워가 트레일러형 모듈 발전기로 재설계했다.
이들 가스터빈은 각각 최대 48MW)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단일 클러스터 규모의 AI 서버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 이는 가정 약 3만 가구가 동시에 전력을 쓸 수 있는 수준이다.

◇ “빠르지만 시끄럽고 비효율적”…AI 발전 수요가 ‘환경 논리’ 압도


프로에너지의 ‘PE6000’과 미쓰비시파워의 ‘FT8 MOBILEPAC’은 모두 수분 내 기동 가능한 트레일러형 설비로 AI 데이터센터 확충 속도를 전력망보다 빠르게 맞추기 위한 임시 대안으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이러한 설비는 복합화력 발전소보다 효율이 떨어진다. 대부분 단순사이클 방식으로 연료를 연소하며 폐열 회수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또 디젤이나 액화천연가스(LNG)를 트럭으로 공급받아 가동되며 질소산화물(NOx) 배출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선택적 촉매 환원(SCR) 장치를 필요로 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충 속도가 너무 빨라 기존 전력 인프라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지속가능성보다 ‘즉시 가동’이 우선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 오픈AI 모회사도 제트엔진 발전기 30기 도입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오픈AI의 모회사도 텍사스주 애빌린 인근에 위치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현장에 LM2500XPRESS 발전기 약 30기를 설치 중이다. 각 유닛은 최대 34MW를 생산하며 서버를 10분 이내 냉시동할 수 있는 속도를 갖췄다.

다만 열효율이 낮고 연료 소비가 많아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톰스하드웨어는 “미국 내 일부 유틸리티 회사는 새 변전소 건설에만 5년 이상 걸린다”고 지적했다. 앞으로도 이같은 임시 발전설비에 대한 의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