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국가부채가 38조 달러(약 5경3960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시기를 제외하면 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1조 달러(약 1420조 원)가 늘어난 것으로 연방정부 셧다운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AP통신이 2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 부채 누적 속도 “역대급”…GDP 초과 규모 확대
AP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전날 발표한 재정 보고서에서 미국의 총부채가 지난 8월 기준 37조 달러(약 5경2540조 원)를 돌파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38조 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빠른 부채 증가 속도다.
미 회계감사국(GAO)은 지속적인 부채 증대로 인해 모기지·자동차 대출금리 상승, 소비재 가격 인상, 가계 실질소득 감소 등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 트럼프 행정부 “적자 3500억 달러 축소”…재정개선 강조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부채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적자 규모는 줄고 있다”고 반박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X에 올린 글에서 “4월부터 9월까지 누적 재정적자는 4680억 달러(약 665조6000억 원)로 2019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8개월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00억 달러(약 497조 원)의 적자를 줄였다”며 “지출 절감과 세수 확대로 재정 균형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국가부채는 2024년 1월 34조 달러(약 4경8280조 원), 7월 35조 달러(약 4경9700조 원), 11월 36조 달러(약 5경1120조 원)를 기록했으며 2025년 들어 증가세가 가속화됐다.
◇ “이자 부담 10년간 14조달러”…전문가들 경고
피터 G. 피터슨 재단의 마이클 피터슨 회장은 “연방정부 셧다운이 지속되고 있는 중에 국가부채가 38조 달러에 이른 것은 정치권이 재정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라며 “늘어나는 부채와 함께 이자비용이 예산의 가장 빠른 성장 항목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이자비용으로 4조 달러(약 5680조 원)를 썼고 향후 10년 동안은 14조 달러(약 1경9880조 원)에 이를 것”이라며 “이자 지출이 공공·민간 투자를 잠식해 미국 경제 전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