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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AI·6G 협력 협정 체결 예정…中 견제 위해 신흥국 수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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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日, AI·6G 협력 협정 체결 예정…中 견제 위해 신흥국 수출 추진

트럼프 대통령·다카이치 총리 28일 회담…기술번영 협력각서 서명
AI 인프라·6G 무선·양자기술 등 협력…국제 표준 주도권 확보 목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0월 28일 도쿄에서 만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10월 28일 도쿄에서 만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
미국과 일본은 인공지능과 차세대 무선 표준에 대해 협력하기로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며, 중국이 기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남반구에 이러한 기술을 수출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도쿄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정상회담과 함께 양국 내각 장관들은 기술번영에 관한 협력각서에 서명하여 "혁신의 새로운 황금기"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 문서에서는 AI, 연구 정보의 기밀성 유지, "Beyond 5G/6G" 무선, 의료 및 생명공학 공급망, 양자 기술, 핵융합 및 우주를 다룰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양국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 언급된 핵심 기술에 대한 협력을 위한 구체적인 단계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 각서는 또한 AI 인프라, 하드웨어, 모델, 소프트웨어 및 애플리케이션의 수출 촉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등 AI 개발에 필요한 장비 및 시설이 포함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부분적으로 이 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한 경각심에 의해 주도됐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기술력을 연마하기 위해 연구 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 왔지만 일부 관찰자들은 중국이 개발한 AI 시스템에 대한 개인 정보 보호 및 정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워싱턴과 도쿄는 신흥 국가들이 중국 AI에 의존하게 될까 봐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보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시스템의 채택을 촉진하고 국제 표준 설정을 주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는 올해 AI 연구 개발과 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계획 초안을 작성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고품질 자체 개발 AI를 개발하고 신흥 및 기타 시장에 수출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보스턴 컨설팅 그룹이 연간 매출이 5억 달러 이상인 기업의 일본 임원 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절반이 AI에 25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미국과의 협력은 투자를 더욱 촉진하고 일본 기업의 국제 경쟁 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각서에 따라 미국과 일본은 차세대 무선 R&D 및 표준에 대해서도 협력할 예정이다. 일본이 2030년대까지 발전 시연을 목표로 하는 양자 컴퓨팅, 우주, 핵융합 분야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공동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약 분야에서는 양국이 산업계, 공공부문, 학계 간의 협력을 통해 공급망 확보를 모색할 예정이다.

미국과 일본의 기술 협력 강화는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서 동맹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중국이 AI, 5G, 양자 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한 기술 정책 전문가는 "중국이 일대일로 등을 통해 신흥국에 기술을 수출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이 협력해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기술 대안을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AI 분야에서 중국의 빠른 발전은 서방 국가들에게 큰 위협이다. 중국은 막대한 데이터와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AI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 저렴한 AI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 AI 시스템의 개인정보 보호와 정확성 문제를 지적하며 자신들의 AI가 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흥국들이 중국 AI 대신 미·일 AI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이다.

6G 무선 기술 협력도 중요한 의제다. 중국이 5G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한 것에 대한 반성에서, 미국과 일본은 6G에서는 표준을 주도하고 시장을 선점하려 하고 있다.

양자 컴퓨팅, 핵융합, 우주 기술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도 포함됐다. 이는 장기적으로 기술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다.

제약 및 생명공학 공급망 협력은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얻은 교훈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맹국 간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일 기술 협력이 실질적 성과를 내려면 구체적 실행 계획과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협력 각서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제 프로젝트와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산업 관측통은 "일본 기업들이 AI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미국과의 협력으로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가 올해 AI 연구개발 촉진 계획을 수립하고 신흥국 수출을 지원한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AI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업계는 미·일 기술 협력이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도 반도체, AI 등에서 미국, 일본과 협력하고 있어 삼국 기술 협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과 일본의 협력이 중국을 자극해 기술 패권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국이 자체 기술 개발을 더욱 가속화하고 신흥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기술 분야의 진영 대결이 심화되면 글로벌 기술 생태계가 분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표준이 분리되고 공급망이 단절되면 전체적인 기술 발전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일본은 중국의 기술 확산을 견제하고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한 기술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28일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미·일 기술 협력 각서가 향후 구체적인 프로젝트와 예산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실질적 성과를 내느냐가 협력의 성공을 가를 것이기 때문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