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유형자산(PPE) 이례적 급감…'기타 장기자산' 49억 달러는 급증
280억 달러 '오하이오 원' 프로젝트, 지분 구조 변경?…10Q 보고서 지연 '의혹 증폭'
280억 달러 '오하이오 원' 프로젝트, 지분 구조 변경?…10Q 보고서 지연 '의혹 증폭'
이미지 확대보기인텔의 3분기 대차대조표에서 44억 6000만 달러(약 6조 3900억 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산이 감쪽같이 사라진 정황이 포착됐다.
미국 힐즈버러 헤럴드는 27일(현지시각), 인텔의 공장 설비 등 유형자산(PPE)이 이례적으로 급감한 반면, '기타 장기 자산' 항목에서 비슷한 규모의 자산이 새로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통상 실적발표와 함께 공개되어야 할 10Q 분기 보고서(SEC 제출용)마저 이례적으로 지연되면서, 이 자산 이동의 배경을 두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인텔이 오하이오 팹(공장)을 특정 파트너와의 합작 투자(JV) 구조로 전환하며 자산을 이동시킨 것 아니냐는 '비밀 JV설'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의혹은 2022년 인텔이 '오하이오 원(Ohio One)'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28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미 역사상 최대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와 직결돼 있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인텔의 14A(1.4나노) 공정 부활 시나리오와 맞물려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분석은 '더 리얼 스토리(The Real Story)' 칼럼을 통해 제기됐다. 칼럼니스트(더크 누드슨)는 자신을 '배거(Bagger)'라고 칭하는 한 정보원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이번 의혹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훌륭한 '캐디(Caddy)'(배거의 다른 호칭)와 발전시켜 온 관계는 놀라웠고 정확히 들어맞았다"고 밝혔다.
이 정보원은 과거 최고의 기술 분석가들이 낌새조차 채기 6개월 전에 '마이아 2(MAIA 2)' 파트너십을 정확히 예측했으며, 18A(1.8나노) 공정과 인텔의 예상된 부활, 주가 상승을 기술 미디어보다 훨씬 앞서 증명해냈다고 한다. 칼럼니스트는 "특정 연방 기관에서는 내가 새로 찾은 이 전문가가 혹시 인텔 이사회 임원석을 꿰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정도였다(웃음)"고 덧붙였다.
'미스터 밴스(Vance)'(정보원의 또 다른 호칭)가 '31 아틀라스(31 Atlas)' 너머의 것까지 추적하는 심우주와 같은 현장에서 신호를 감지하고 있다고 전해왔을 때,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칼럼의 설명이다.
사라진 44억 달러, 10Q 지연에 감춰진 진실은?
이번 의혹의 발단은 인텔의 10Q 분기 보고서 지연 사태다. 최근 인텔의 실적 발표에서 많은 내용이 다뤄졌지만, 통상 실적 발표 당일이나 다음 날 공개되는 10Q 보고서는 이번 분기에서 제외됐다. 10Q 보고서는 기업 비즈니스의 실제 상황에 대한 모든 설명이 담기는 핵심 자료다.
인텔은 10Q 지연 이유에 대해 "분기 중 발생한 다양한 재무적 변동 사항에 대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지침이 필요했는데, 연방정부 셧다운 탓에 일반적인 10Q 공개 시점까지 이를 확보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공식적인 배경 설명이 부족한 가운데, '배거'가 공유한 대차대조표상 수치는 명확하다.
인텔은 2025년 2분기 대비 3분기에 총 유형자산(PPE)이 44억 6000만 달러(약 6조 3900억 원)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유형자산은 매 분기 감가상각, 자본 지출(Capex), 손상 차손 등 여러 변동 요소를 갖는다. 3분기 이 세 항목의 순 영향은 7억 9800만 달러(약 1조 1400억 원)의 유형자산 감소에 그쳤다.
인텔의 유형자산이 전분기 대비(Q/Q) 감소한 것은 2020년 3분기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처음이며, 2025년 3분기의 감소는 지난 15년간 인텔 역사상 단 두 번째로 나타난 큰 폭의 유형자산 하락이다.
이러한 감소는 인텔의 최근 행보와도 배치된다. 인텔은 공격적으로 자본 지출(Capex)을 집행해 왔으며, 이로 인해 장부상 총 유형자산은 2021년 중반 590억 달러(약 84조 6400억 원)에서 이번 감소 직전 1090억 달러(약 156조 3800억 원)로 지난 4년간 거의 두 배 급증했다. 지난 4년간의 총 자본 지출 규모는 계속되는 감가상각 및 손상 차손의 영향을 감안할 때, 이 500억 달러(약 71조 7300억 원) 증가분보다 훨씬 컸다.
이러한 이례적인 자산 감소는 인텔의 최근 전략 변화와 맞물려 해석된다. 최근 인텔은 "과도한 투자 대비 시장 수요 미달" 상황을 맞으며 "재무구조 리셋"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이를 위해 대규모 해외 및 외부 투자 유치, JV 형태의 지분 구조 개편 등 다양한 금융 전략을 전개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그렇다면 이 사라진 44억 6000만 달러(약 6조 3900억 원)의 유형자산은 어디로 갔는가? 10Q 보고서가 없는 상황에서는 추측만 가능할 뿐이다.
하지만 대차대조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분기 '기타 장기 자산(Other Long Term Assets)' 항목에 49억 5000만 달러(약 7조 1000억 원)가 나타났는데, 이 계정은 이전 분기에는 없던 것이다. 2025년 3분기의 알테라(Altera) 및 모빌아이(Mobileye) 매각 건은 '비지배지분(Non-Controlling Interests)' 항목에서 전분기 대비 25억 달러(약 3조 58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보아 명백히 (자산이) 이동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왜 중요할까? 지난 분기 대차대조표와 현금 흐름에 나타난 이 모든 재무적 움직임은 44억 6000만 달러(약 6조 3900억 원)의 유형자산 감소가, 팹(Fab) 자원이 인텔의 자산 소유 구조에서 조인트 벤처(JV) 구조로 이전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44억 6000만 달러(약 6조 3900억 원)라는 금액은 현재까지 인텔이 오하이오에 지출한 총액에 대한 보고서 내용과 일치하며, 이것이 인텔이 오하이오 팹을 JV로 전환했을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 '오하이오 팹'은 인텔이 2022년 '오하이오 원(Ohio One)'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28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다. 오하이오 주 뉴알바니에 첨단 파운드리 2개 팹(멀리 보아 8개 규모까지 계획)을 추진 중이며, 미국 내 반도체 자립을 위한 '실리콘 하트랜드' 구상을 상징하는 사업으로 불린다. 미국 정부(트럼프 행정부)와 오하이오 주 정부 모두 이를 '국가 안보 차원'에서 전략으로 지원해왔다. 2025년 현재 기반 공사는 진행 중이나, 실제 양산은 2030년으로 추가 연기됐다.
'실리콘 하트랜드' 오하이오 팹, 파트너는 누구인가?
만약 팹이 JV로 전환된 것이 사실이라면, 파트너는 누구이며 왜 이토록 비밀리에 진행하는 것일까?
정보원 '배거'는 인텔과 이러한 JV를 수행할 수 있는 파트너는 단 하나뿐이며, 실적 발표에서의 이례적인 비밀 유지와 누락된 10Q 보고서 이면의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 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정확한 JV 파트너는 공식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대(大)아시아권(특히 자금력과 기술력을 가진 대형 파운드리 또는 IT 기업)이나 미 정부 연계 펀드, 국제 장비 기업 등이 거론된다. 구체적으로는 인텔 14A 공정 및 AI·데이터센터 수주와 관련해, 이미 인텔 지분 10%를 보유한 미국 정부, 최근 50억 달러(약 7조 원) 투자 약정을 한 엔비디아, 혹은 다른 대형 국제 파트너사가 실제 자본 투입 주체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러한 변화 뒤에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텔이 당면한 것으로 인식되는 많은 문제를 이처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은 이외에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고 칼럼은 지적했다.
이 설명은 또한 가장 최근의 콘퍼런스 콜에서 인텔의 립 부 탄(Lip Bu Tan) 대표가 14A 공정의 전망에 대해 거의 '기뻐하는 듯한(giddy)' 태도를 보인 이유를 설명해 준다. 불과 90일 전만 해도 그는 "14A 고객을 찾지 못하면 해당 노드에 대한 인텔의 노력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비관적인 태도를 밝혔다. 90일 만의 극적인 태도 변화는 거대 파트너의 합류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의혹이 증폭되자 미 의회, 언론, 지역사회 등에서는 연방 및 지방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됐는데도 실체 없는 투자로 남을 가능성, 또는 어떤 비밀 합작사 설립 여부에 대해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텔은 "시장 상황에 발맞춘 투자 속도 조절과 재무구조 개선, 그리고 미국 첨단 제조 리더십 유지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공식 태도를 밝힌 바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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