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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전자, 2나노 '엑시노스'로 퀄컴에 1년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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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삼성전자, 2나노 '엑시노스'로 퀄컴에 1년 앞선다

S26 탑재 '엑시노스 2600'은 2나노…퀄컴 차기작(Gen 5)은 3나노 '기술 격차'
퀄컴, 2026년 '스냅드래곤 Gen 6'로 2나노 추격…LPDDR6·UFS 5.0 첫 지원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오픈AI의 챗-GPT5가 생성한 이미지
세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의 패권을 둔 삼성전자와 퀄컴의 차세대 기술 경쟁이 '2나노 초미세 공정'을 중심으로 격화되고 있다. 삼성이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 2600'을 통해 2나노 공정 시장에 먼저 진입하는 반면, 최대 경쟁사인 퀄컴은 3나노 공정으로 대응하며 양사 간 기술적 격차가 발생할 조짐이다.

29일(현지시각) 외신 샘모바일에 따르면, 퀄컴이 삼성과 대등한 2나노 공정 기반의 칩을 시장에 선보이며 이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데는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삼성, '엑시노스 2600' 2나노 선점…퀄컴은 3나노 '격차'


삼성전자는 이르면 2025년 하반기 또는 2026년 초에 공개될 '갤럭시 S26' 시리즈에 차세대 플래그십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할 전망이다. 이 칩셋은 갤럭시 S26 및 S26 플러스 모델의 한국, 유럽 등 일부 지역 버전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칩셋의 핵심은 삼성 파운드리의 최첨단 2나노(nm) 제조 공정을 기반으로 생산한다는 점이다. 삼성은 2025년부터 2나노 GAA(Gate-All-Around) 공정의 본격적인 양산을 목표로 하며, 이 공정은 기존 3나노 공정 대비 약 15%의 전력 효율 개선과 약 20%의 회로 밀도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2나노 공정의 도입은 모바일 AP 시장의 기술 경쟁에서 중대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엑시노스 2600은 향상된 AI 엔진과 ISP(이미지 신호 프로세서)는 물론, AMD RDNA IP를 통합한 'Xclipse' GPU를 기반으로 저전력 상태에서도 높은 그래픽 처리 성능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퀄컴 So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칩셋 자립도를 높이려는 삼성의 전략적 뜻과도 맞물려 있다.

반면, 퀄컴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5'로 이에 맞선다. 이 SoC(시스템 온 칩) 역시 갤럭시 S26 시리즈에 일부 국가 및 지역별로 교차 탑재가 유력하다. 하지만 이 칩은 대만 TSMC의 3나노 제조 공정을 통해 생산한다. 엑시노스 2600이 LPDDR5X 메모리와 UFS 4.0 스토리지를 지원할 것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스냅드래곤 Gen 5는 현행 규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의 2나노 칩(엑시노스 2600)과 퀄컴의 3나노 칩(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5)이 직접적인 성능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공정 기술의 세대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엑시노스 2600이 스냅드래곤 Gen 5 대비 전력 효율과 성능 면에서 명백한 기술적 '우위(edge)'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퀄컴, 1년 뒤 'Gen 6'로 반격…LPDDR6·UFS 5.0 첫 탑재


퀄컴이 삼성의 2나노 기술력을 본격적으로 추격하기까지는 1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퀄컴이 엑시노스 2600과 기술적으로 동등한 수준의 2나노 공정 기반 칩을 시장에 내놓는 것은 그 이듬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의 저명한 정보 유출가(팁스터) '디지털 챗 스테이션(Digital Chat Station)'은 최근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퀄컴의 차세대 주력 칩셋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퀄컴이 2025년에 출시할(2026년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탑재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6'는 TSMC의 2나노 N2P 제조 공정을 통해 생산할 예정이다. TSMC는 2025년 하반기 N2 공정의 본격 생산에 돌입한 뒤, 2026년 상반기 N2P 공정 양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삼성 엑시노스 2600(삼성 2나노)과 퀄컴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6(TSMC 2나노)가 비로소 동일한 2나노 공정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다. 퀄컴이 3나노 공정(Gen 5)으로 한 세대 뒤처졌던 기술 격차를 1년 만에 해소하고 '동등한 수준(on par)'에 도달하는 것이다.

삼성 Exynos 2600과 퀄컴 Snapdragon 8 Elite Gen 6 비교.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삼성 Exynos 2600과 퀄컴 Snapdragon 8 Elite Gen 6 비교.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디지털 챗 스테이션'이 언급한 TSMC의 N2P 공정은 N2 공정의 '개선된 버전(refined version)'이다. N2P 공정은 기존 N2 대비 약 5%의 추가적인 '성능 향상(performance uplift)'을 제공한다고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N2P 공정이 N2 대비 5%의 성능 향상과 더불어 10% 수준의 전력 효율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보 유출가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6의 부가 사양도 전망했다. 이 칩셋은 차세대 메모리 규격인 LPDDR6와 차세대 스토리지 규격인 UFS 5.0을 지원할 전망이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6는 ARM Cortex-X5 계열의 CPU 코어를 기반으로 하며, 14,400Mbps 이상의 전송 속도를 갖춘 LPDDR6 메모리와 UFS 5.0 저장장치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AI 연산 및 GPU 성능이 기존 대비 20~30%가량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PDDR6와 UFS 5.0은 모바일 기기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저장 효율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다만, 그는 이 칩셋이 "매우 비싼 SoC(very costly SoC)"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최첨단 2나노 공정 도입과 LPDDR6, UFS 5.0 등 차세대 규격 지원으로 제조 원가가 크게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수년 동안(many years)'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 시리즈에 퀄컴 스냅드래곤 칩셋을 병행 사용해왔다.

이러한 관행을 고려할 때, 2026년에 등장할 스냅드래곤 8 엘리트 Gen 6 칩셋은 2027년형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7' 시리즈에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possible)'. 퀄컴 역시 N2P 공정을 통해 품질과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유지하려 할 것이다.

2026년 갤럭시 S26 라인업에서는 '삼성 2나노(E2600)' 대 'TSMC 3나노(Snap Gen 5)'의 비대칭적 공정 경쟁이 펼쳐지고, 2027년 갤럭시 S27 시리즈에 이르러서야 양사의 2나노급 칩셋 간의 본격적인 동급 경쟁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퀄컴이 삼성의 2나노 기술을 따라잡는 데 1년의 시차가 발생한다는 외신 보도는 이러한 시장 구도를 뒷받침한다.

2나노 공정은 기존 핀펫(FinFET) 구조를 넘어 누설 전류를 줄이고 성능을 극대화하는 GAA(Gate-All-Around) 트랜지스터 구조를 채택한 기술적 도약이다. 2025년은 삼성이 엑시노스 2600을 통해 2나노 상용화를 선점하며 기술적 우위를 점하고, 2026년은 퀄컴이 TSMC N2P 공정을 통해 기술적 복귀를 꾀하는 흐름이 될 전망이다. 삼성은 2027년 1.4나노 공정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어, 양사의 초미세 공정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