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워싱턴 GTC…'메이드 인 아메리카' 화답, 'AI 거품론' 정면 돌파
TSMC·폭스콘 美 공장 가동…5000억 달러 수주 자신감·'거미줄 동맹' 확장
								TSMC·폭스콘 美 공장 가동…5000억 달러 수주 자신감·'거미줄 동맹'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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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단순한 장소 변경을 넘어, 젠슨 황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에 전면적으로 보조를 맞추며 AI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다목적 전략을 펼쳤다고 IT전문 매체 디지타임스가 30일(현지시각) 전했다. 미국 정책과 관리 체계(거버넌스) 중심의 변화, AI 생태계 확장, 세계적 동반 관계(글로벌 파트너십), 그리고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전략을 총망라하는 내용을 발표하며, 개발자들의 기술 축제였던 GTC는 D.C.에서 강한 정치색을 띠게 됐다. 황 CEO가 이번 행사를 통해 거둔 '업계‧정책‧생태계'라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묘수에 전 세계 반도체 및 AI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워싱턴 D.C. 택한 GTC…'트럼프의 미국'과 전격 동맹
GTC는 본래 개발자, 공급망 파트너, 그리고 고객사를 대상으로 하는 기술 중심의 중립 행사였다. 그러나 이번 D.C. 행사는 그 성격이 판이했다. 행사장은 평소의 세계 공급망 관계자들 대신 미국 정부 관료들과 미국 기업의 고위 임원들로 가득 찼다.
전통의 샌호세를 떠나 워싱턴 D.C.를 택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정책 대응과 미국 내 AI 산업 우선 순위 확립, 그리고 정부 및 기업 의사결정자와의 접점을 위한 전략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하에서 엔비디아의 처지와 성과를 재확인하고 과시하려는 치밀하게 '계산된 행보'였다. 시점 또한 절묘하다. 엔비디아는 AI로의 전환 이후 해마다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으며, 2023년 업계 주도권을 확고히 한 이래 2024년과 2025년을 거치며 GTC를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AI 이벤트로 격상시켰다. 이제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엔비디아와의 동반 관계를 절실히 원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이번 GTC DC에서 세 가지 핵심 전략을 동시에 구사했다.
첫째, 트럼프 행정부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구상에 전면 동참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와 서버, 패키징 설비를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중장기 계획(로드맵)을 내놓았다.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라는 정치권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둘째, 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대한 일각의 '거품 우려'를 정면으로 돌파하며 강력한 추진력(모멘텀)을 유지하는 것이다. 황 CEO는 최근 'AI 버블' 우려를 구체적인 데이터로 반박하며, 구체적 수치를 통해 시장의 의구심을 불식시키고 엔비디아의 지속 성장을 자신했다.
셋째, 정부, 핵심 기업 고객, 그리고 광범위한 기술 생태계를 긴밀하게 잇는 '거미줄 전략'을 통해 엔비디아의 AI 지배력을 한층 더 공고히 다지는 것이다. 정부, 기업, 기술 생태계와의 초밀착 전략을 강조해 'AI 지배력'을 견고히 하려는 움직임이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와 강력한 AI 수출 제한이 대표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산업 의제와 정확히 일치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AI 수출 규제가 미국 산업 정책의 핵심이며, AI 칩과 서버 관련 생산장비까지 미국 현지화가 요구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칩과 서버 관련 장비 생산을 미국 본토로 이전(리쇼어링)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첨단 제조, 패키징, 서버 시스템 등 핵심 분야의 국내 공장 설립을 통해 국가 안보와 경제 독립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물론 이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세계 공급망 전반에 막대한 구조조정 압력과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엔비디아는 생산·공급망 재편, 비용 압박 등 부담을 안지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트럼프의 강력한 추진 앞에서 저항은 사실상 무의미하며, 엔비디아는 이 압력을 오히려 기회로 전환하는 전략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중국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한 수출통제도 엔비디아의 세계 전략과 맞물려, AI 주도권·기술 이전 방지·국가 안전 위협 완화라는 명분으로 강화하는 추세다.
美 전역 생산기지·5000억弗 수주…숫자로 증명한 'AI 패권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이러한 전략 방향을 구체적 '실행 계획'으로 입증했다. 핵심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주력 칩인 블랙웰(Blackwell)이 TSMC 애리조나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는 발표였다.
이에 더해 폭스콘의 휴스턴 AI 로보틱스 공장, 인디애나의 고급 HBM 패키징 시설, 텍사스의 시스템 조립 공급망, 그리고 버지니아의 AI '팩토리'(공장) R&D 센터 설립 계획이 연이어 드러났다. 미국 전역에 걸친 AI 생산과 연구 거점 구축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확실하게 화답한 것이다.
동시에 황 CEO는 시장의 'AI 거품'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전 세대인 호퍼(Hopper) 아키텍처가 400만 대 출하된 반면, 현재 블랙웰은 이미 600만 대 이상, 2026년까지 2000만 대 출하를 내다본다"고 밝혔다.
나아가 "2026년 루빈(Rubin) 아키텍처 GPU가 출시되면 (중국을 제외한) 발주만으로도 누적 5000억 달러(약 716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하며 강력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AI 산업의 실제 성장 동력을 피력하며 AI 혁명이 단순한 기대감이 아닌, 압도적 '숫자'로 증명됨을 강조한 대목이다.
'거미줄 전략'의 실체도 드러났다. 엔비디아는 미국 에너지부와 협력하여 7개의 새로운 AI 인프라 시스템 구축을 가속화한다. 또한, 빠르게 성장하는 AI-RAN(무선 접속망) 시장을 겨냥해 노키아(Nokia)에 10억 달러(약 1조 4300억 원)를 투자, AI 네이티브 6G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6G AI-RAN 목표) 포석을 깔았다.
우버(Uber)와는 차세대 자율주행 택시와 배송 차량에 엔비디아의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결합, 세계 최대 규모의 레벨 4 자율주행차(로보택시-자율배송)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뿐만 아니라, 17개 양자(퀀텀) 개발사와 9개 과학 연구소를 연결하는 'NVQLink'를 도입해 GPU 컴퓨팅과 양자 컴퓨팅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미래에도 발을 내디뎠다.
GTC DC는 젠슨 황 CEO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 압력을 AI 패권 강화를 위한 강력한 지렛대로 활용한 '전략 승부수'였다. 황 CEO가 워싱턴 D.C.에서 펼친 기조연설은 미국의 AI 초강국 비전, 엔비디아의 역할, 중국 등 경쟁국 대응, 기업 생산·공급망 전략, AI 생태계 확대를 아우르는 다층 메시지를 담았다.
'AI 대부' 젠슨 황은 엔비디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확고한 파트너임을 천명하며 잠재적 장애물을 기회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AI 공장(팩토리)", "AI 관리 체계(거버넌스)", "미국 내 생산" 등의 새로운 핵심 메시지와 함께, 그는 미국과 엔비디아의 강력한 동맹을 과시했다. 이번 D.C. 행사는 '메이드 인 아메리카' 동참, 시장 우려 불식, 생태계 독점 강화라는 '일석삼조'의 성과를 확실히 거두었으며, 정치와 산업, 생태계 삼중 축에서 정책-기술-사업의 결집력을 보여준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됐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