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OS 불만 폭발…'애국 강요'에 "국산 수확기" 냉소
폭스콘 '탈중국' 소문 확산…"승리 선전" 뒤엔 임금 정체 그늘
폭스콘 '탈중국' 소문 확산…"승리 선전" 뒤엔 임금 정체 그늘
이미지 확대보기중국의 경기 둔화, 기술 규제, 소득 감소가 심화되면서 공식 낙관론과 냉혹한 현실 사이의 괴리는 커지고 있다. "자고 일어났더니 조국이 통일되었나?", "우리는 매일 이기고 있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계속 이긴다. 그는 이기는 데 지치지도 않는다!" 등 당국의 선전을 조롱하는 네티즌들의 냉소적인 반응이 온라인상에 만연하다. 최근 온라인 여론은 이러한 냉소를 넘어 "하루 종일 이기기만 하는데, 왜 내 월급은 지고 있을까?", "매일 이기는 중국. 이기느라 너무 쉬워서 이제는 지는 법을 잊었다"와 같은 체념 섞인 풍자로 변하고 있다.
이러한 민심 이반은 '국산 신화'의 상징이던 화웨이에서부터 감지된다. 최신 하모니OS 5.1로 업그레이드한 사용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한 브이로거는 "메이트 70 프로를 업데이트했더니 기본적으로 고물 덩어리가 됐다. 중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더우인(抖音, 중국판 틱톡) 스트리밍과 위챗 채널(微信视频号, WeChat Channels)의 동영상 기능이 사라졌다"고 불평했다. 사용자들이 고객 서비스에 문의했지만 명확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증언도 이어졌다.
이 같은 문제들이 확산하자 "이것이 '국산품 애용'의 현주소라면, 사람들이 왜 다시 애플로 갈아타는지 알겠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애국 강요'의 역풍…"독일 공장 칭찬했다 삭제 당해"
외국 자본의 '탈(脫)중국'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오랫동안 중국 최대 고용주 중 하나였던 폭스콘이 100만~200만 명의 노동자를 위한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 최대 3000억 위안(약 410억 달러) 규모의 생산 능력을 중국 밖으로 옮길 계획이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주요 이전지로는 베트남, 인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언급되고 있다.
한 공장 근로자는 폭스콘의 처우를 중국 국내 기업과 비교하며 "그들(폭스콘)은 초과 근무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고 미사용 휴가는 현금으로 주며, 휴일 전 급여를 선지급하기도 한다. 반면 다른 현지 공장들은 12시간 교대 근무를 강요하고 임금을 체불한다. 누가 진짜 악당인가?"라고 꼬집었다.
분석가들은 외국 기업의 이탈이 '강력한 국내 기업으로 대체'되는 것이 아니라, 과도한 규제, 내수 침체, 지속 불가능한 노동 환경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 브이로거는 "우한에 있는 독일 소유 공장이 임금을 제때 지급하고 근로자들을 잘 대우한다고 말했다가, 몇 시간 후 현지 부서에서 동영상을 삭제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정부 주도의 '국산 지지' 캠페인이 사실상 '애국 강요(爱国胁迫, patriotic coercion)'이자 경제 검열로 변질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가격이나 품질과 무관하게 국산품 구매를 강요하는 이른바 '애국소비주의(民族消费)' 피로감도 상당하다. 소비자들은 애국심 마케팅을 내세워 가격만 올린 국내 브랜드를 '국산 수확기(国产收割机)'라는 신조어로 부르기 시작했다.
"애국심을 이용해 나를 수확하지 말라. 나는 단지 가성비를 원할 뿐"이라는 한 네티즌의 게시물은 많은 공감을 얻었다. 한 블로거는 "중국산 향수 '콜롱' 한 병이 예전에는 5위안이었는데, 지금은 '애국 제품'이라며 15위안에 판다. 신장 면화 사태가 왔다가 갔지만, 나이키는 여전히 '애국' 브랜드보다 저렴하다"고 불평했다. 이 외에도 모기약, 스니커즈 등 일상 용품들이 애국 마케팅을 빌미로 2~3배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9억 6천만명 '월 275달러' 장벽…공허한 '승리' 선전
이러한 불만의 기저에는 대다수 국민의 암울한 경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베이징 사범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9억 6000만 명의 중국인이 월 2000위안(약 275달러) 미만을 번다.
한 사용자는 "10년 전 월 1500위안을 받으며 일을 시작했다. 지금은 1800위안을 받는다. 물가는 오르고 집세는 두 배가 됐지만,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최근 하이커우시(海南海口)의 한 임시 정부직 채용 공고에서는 대학 졸업 가정부에게 2700위안, 석사 학위 소지자에게 3000위안의 월급을 제시해 대중에게 충격을 주기도 했다. 2, 3선 도시의 사무직 일자리조차 월 3000위안 수준에 머물면서 "저축도, 휴가도, 아이도 없이 그저 생존할 뿐"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경제학계에서는 '내부 경쟁(内卷)'과 비용 절감의 악순환 구조로 진단한다. 기업들 역시 내부 경쟁과 비용 절감의 악순환 속에서 임금을 삭감하고, 사회 보험과 정규직 고용을 피하기 위해 외주화(아웃소싱)에 의존하고 있다. 한 사무직 근로자는 "몇 달 만에 월급이 3000위안에서 1800위안으로 떨어졌다. 왜 아직 버티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관영 매체가 "중국의 미래는 밝다"고 연일 선전하는 가운데, 수백만 명의 힘겨운 노동자들에게 "우리는 계속 이기고 있다"는 슬로건은 자부심이 아닌 '잔인한 농담'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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