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GHz 클럭·싱글코어 4217점…퀄컴 스냅드래곤 10% 앞서
"데이터베이스에 없어" 반론…과거 '스로틀링' 재연 우려도
"데이터베이스에 없어" 반론…과거 '스로틀링' 재연 우려도
이미지 확대보기삼성전자의 차세대 주력 칩셋 '엑시노스 2600' 엔지니어링 샘플(ES)로 보이는 벤치마크 결과가 유출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26년 2월 공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 탑재하는 이 칩은 삼성의 첫 2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적용해 '성능 대격변'을 예고하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
4일(현지시각) IT전문 매체 WCCF테크와 기즈모차이나 등 외신은 X 사용자(@lafaiel)를 인용해 엑시노스 2600의 긱벤치 6 테스트 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엑시노스 2600은 싱글코어 4217점, 멀티코어 1만 3482점을 획득했다.
이는 이전에 유출됐던 엑시노스 2600의 구형 엔지니어링 샘플(싱글 3455점, 멀티 1만 1621점)에 비해 싱글코어는 약 22%, 멀티코어는 약 16% 향상된 수치다. 특히 가장 강력한 프라임 코어의 클럭 속도가 4.20GHz에 이르렀는데, 이는 스마트폰 SoC에서 4GHz의 벽을 넘긴 드문 사례로, 애플 A19 프로(3.9GHz)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젠 5(3.7GHz)의 최고 클럭보다도 높다. 해당 칩셋은 1개의 프라임 코어(4.20GHz), 3개의 성능 코어(3.56GHz), 6개의 효율 코어(2.76GHz)로 구성된 '1+3+6' 데카(10)코어 CPU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수치가 테스트용 오버클럭 세팅일 가능성이 크며, 실제 양산 제품에서는 발열 관리 등을 위해 다소 하향 조정하리라 보고 있다.
유출된 엑시노스 2600의 싱글코어 점수(4217점)는 애플 M5의 초기 긱벤치 6 점수인 4263점과 거의 대등한(1.09% 차이) 수준이다. 이로써 엑시노스 2600은 이 부문에서 가장 빠른 스마트폰 SoC로 등극할 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멀티코어 점수는 1만 7862점을 기록한 M5가 엑시노스 2600을 32%가량 앞섰다.
한편, 4nm 공정으로 알려진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젠 5(iQOO 15 기기 기준)의 점수(싱글 3824점, 멀티 1만 2402점)와 비교하면, 엑시노스 2600은 싱글코어에서 약 10%, 멀티코어에서 약 8% 더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싱글코어 M5 '턱밑 추격'…스냅드래곤은 10% 앞서
하지만 이 벤치마크 결과의 신뢰도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기즈모차이나는 "유출된 점수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며 1만 3000점 이상의 멀티코어 결과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 소식통은 이 수치가 '이전의 의심스러운 유출에 대한 대응으로 의도적으로 조작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외신들이 긱벤치 데이터베이스를 직접 확인했을 때도 해당 목록을 찾을 수 없었다. 목록이 삭제됐거나 수치가 유포 전 변경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따라서 해당 수치는 '잠정적 결과'로 취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력 효율성도 관건이다. 이번 유출에는 전력 소모 수치가 포함되지 않았으나, WCCF테크는 이전 보도에서 엑시노스 2600이 긱벤치 6 멀티코어 테스트를 7.6W의 보드 전력으로 완료해 (TSMC 3nm N3E 공정 기반의) 애플 A19 프로에 비해 59% 적은 전력을 소비했다고 전한 바 있다. 2나노 노드 미세화와 기존 핀펫(FinFET) 구조 대비 누설 전류를 줄인 GAA 구조 채택이 전력 효율 향상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터베이스에 없어"…'스로틀링' 재연 우려
이번 엑시노스 2600은 삼성전자가 TSMC와의 파운드리 경쟁에서 기술 격차를 좁히는 신호탄으로도 평가받는다. 2나노 GAA 공정의 실질적인 데뷔 무대가 되어, 삼성 파운드리의 위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시판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는 관례에 따라 유럽·한국 시장에는 엑시노스 2600을, 미국·중국 등지에는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젠 5를 탑재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유출된 수치가 사실로 확인되면, 이례적으로 엑시노스 탑재 모델이 스냅드래곤 모델에 비해 순수 성능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 경우 모바일 SoC 시장의 판도 변화는 물론, 애플(TSMC N3E)보다 2나노 공정을 먼저 상용화했다는 상징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업계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 엑시노스 칩셋은 과거에도 엔지니어링 샘플 단계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지만, 시판 기기에서는 발열 제한(스로틀링)과 효율 저하 때문에 실제 성능이 낮게 나타난 바 있기 때문이다. 엔지니어링 샘플의 성능이 최종 제품의 성능을 담보하지는 않는 만큼, '유망하지만 최종적이지는 않은'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