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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관제 인력 부족에 따른 ‘항공편 감축’ 명령…항공사와 승객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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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관제 인력 부족에 따른 ‘항공편 감축’ 명령…항공사와 승객 혼란

션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셧다운이 항공 운항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션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라과디아공항에서 셧다운이 항공 운항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연방정부 셧다운의 장기화로 인한 관제 인력 부족을 이유로 주요 공항의 항공편 감축을 명령하면서 항공사와 승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정부 셧다운 기간에 항공 교통 관제 인력이 크게 줄었다며 항공편을 줄이기로 했다. 감축은 8일부터 시행되며 미국 전역 40개 주요 공항에서 상업·화물 운항 모두 영향을 받는다.

항공 데이터업체 시리움은 하루 최대 1800편의 항공편과 26만8000석 규모의 좌석이 취소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항공사는 여객기 기재를 대형 기종으로 교체하거나 환불과 예약 변경을 유연하게 운영해 피해를 줄이고 있다.

델타, 유나이티드, 사우스웨스트, 아메리칸항공 등 주요 항공사 주가는 이날 오후 1%에서 2% 하락했다.

감축 시점이 여행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기간이라 재예약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추수감사절 연휴가 가까워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SNS 플랫폼 X에는 여행객들의 문의가 이어졌고 “감축 결정이 내려졌다면 최소 일주일 전에 취소를 알려 달라”는 글도 올라왔다.

여행 앱 호퍼는 셧다운이 시작된 지난달 1일 이후 ‘여행 지연 보장 서비스’ 판매가 꾸준히 늘다가 항공편 감축 발표 직후 하루 만에 60% 급증했다고 밝혔다.

프런티어항공의 배리 비플 최고경영자(CEO)는 기업인용 소셜미디어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앞으로 열흘 동안 장례식, 필수 일정 등이 있는 승객은 예비 항공권을 다른 항공사에도 확보하라”고 조언했다.

션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은 “안전 문제가 심각하다”며 감축 명령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셧다운 기간 동안 1만3000명의 관제사와 5만명의 보안검색 인력은 급여 없이 근무하고 있으며 일부 공항에서는 결근률이 30%를 넘어섰다. 셧다운 전부터 미 연방항공청(FAA) 소속 관제 인력이 약 3500명 부족했기 때문에 상당수 인력이 주 6일, 초과근무로 공항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는 이번 셧다운 동안 최소 320만명의 승객이 지연을 겪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항공업계는 올해 상반기 법인·레저 수요가 줄어든 뒤 최근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감축 명령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좌석 공급 축소로 항공권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셧다운 장기화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면 수요가 다시 꺾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