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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사들, 정부 셧다운 여파로 1000편 이상 결항…“최악은 아직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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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항공사들, 정부 셧다운 여파로 1000편 이상 결항…“최악은 아직 남았다”



연방정부 셧다운이 31일째 이어진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연방정부 셧다운이 31일째 이어진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공항에서 여행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항공사들이 연방정뷰 셧다운 사태로 항공편을 줄이면서 미국 전역에 걸쳐 1000편 이상의 결항이 발생했고 주요 공항 곳곳에서 긴 대기줄과 지연이 이어졌다고 AP통신이 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같은 항공편 감축은 미 연방항공청(FAA)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공항 관제사들이 한 달 가까이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결근이 늘어나고 있어 안전 운영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운항 축소 외 선택지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AP는 셧다운이 장기화할 경우 결항률은 당초 10% 수준에서 15~20%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숀 더피 미국 교통부 장관이 말했다고 전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주요 40개 공항에서 조기 출발 승객들은 새벽부터 거의 움직이지 않는 긴 보안검색 줄에 서야 했다.

휴스턴 조지 부시 인터콘티넨털 공항에서는 사람들이 바닥에 누워 순서를 기다릴 정도였고 뉴욕 일대에서는 항공편 변경으로 공항을 옮기느라 공항 간 장거리 이동이 이어졌다. 뉴저지 뉴어크에서 출발하려던 카렌 소이카는 항공편이 갑자기 JFK공항으로 변경되면서 렌터카도 예약하지 못했고 결국 트럭을 빌려 유타까지 장거리 운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항공기 운항 취소는 전날 대비 5배 이상 급증해 하루 1000편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내셔널 공항은 전체 항공편의 18%가 취소돼 가장 타격을 받았다. 오헤어, 애틀랜타, 덴버, 댈러스포트워스 같은 대형 공항도 결항이 이어졌지만 전체 편수 대비 비율은 약 3% 수준에 머물렀다. 델타는 이날 170편가량을 취소했고 아메리칸은 10일까지 하루 220편을 줄일 계획이다. 사우스웨스트도 이날 120편을 없앴다.

국제선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제사들이 두 번째 급여를 받지 못하는 다음주부터 결근이 더 늘면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화물 운송 차질도 우려된다. 미국 항공 화물의 절반가량이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하기 때문에 운항 감축이 길어지면 물류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시러큐스대학교의 공급망 전문가 패트릭 펜필드 교수가 말했다.

정부 셧다운이 끝나면 관제사 급여는 정상화되지만 FAA는 안전 데이터가 개선되기 전까지 운항 감축 조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덴버 국제공항은 직원들의 생활고를 덜기 위해 자체 식료품 배분을 시작했고 FAA에 관제사 급여를 공항 수익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허가를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항공사들은 승객이 취소된 항공편의 환불을 받을 권리는 있지만 호텔·식사 비용 보상은 기상 악화나 FAA 명령처럼 항공사 통제 밖 사유일 때는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승객들에게 대체 항공편, 다른 공항, 육로 이동 가능성까지 미리 조사하고 공항에는 일찍 도착하라고 조언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