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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주식 버블 경고음 속에 "S&P 500 부자들은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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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AI 주식 버블 경고음 속에 "S&P 500 부자들은 웃는다"

주식 보유자·미보유자 경제심리 격차 사상 최대… 소비 양극화 심화
미국 증시 호황으로 주식 투자자들의 소비가 급증하며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거품이 꺼질 경우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증시 호황으로 주식 투자자들의 소비가 급증하며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거품이 꺼질 경우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미지=GPT4o
미국 증시 호황으로 주식 투자자들의 소비가 급증하며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거품이 꺼질 경우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9(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S&P 500 지수가 올해 14% 넘게 상승하면서 주식 보유자와 미보유자 간 경제 심리 격차가 1998년 조사 시작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AI 랠리로 가계자산 5조 달러 급증


JP모건체이스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관련 상위 30개 주식 상승만으로 지난 1년간 미국 전체 가계자산이 5조 달러(7273조 원) 증가했다. 이른바 '부의 효과'로 인해 투자자들은 고급 레스토랑 식사, 비즈니스석 항공료, 주택 개조 등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매사추세츠주에 거주하는 은퇴 컨설턴트 릭 위치먼(67)은 최근 포트폴리오 가치가 급등하자 도요타를 팔고 테슬라를 리스했으며, 72000달러(1억 원)를 들여 집 전체 냉난방 시스템을 교체했다. 그는 WSJ"지금 경제를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휴스턴에서 과학기기 유통업을 하는 스콧 하이드(36)는 은퇴자금을 S&P 500 펀드에 투자해 왔는데, 지수가 3년간 77% 오르자 115000달러(16700만 원)를 인출해 22817달러(3318만 원)짜리 1999년형 포르쉐 911을 구입했다.

소비 지출 증가분 75%가 부의 효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2020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3조 달러(91639조 원) 넘는 부를 축적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자산은 61% 넘게, 주식과 뮤추얼펀드 자산은 127% 증가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인플레이션 감안 소비지출이 전년 대비 2%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 가운데 거의 75%가 부의 효과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 경제학자들은 AI 주식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만으로도 지난해 소비자 지출 증가분의 16% 정도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하버드대 교수이자 전 재무부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캐런 다이넌은 "주식시장 상승세가 경제에 중요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이것이 심각한 역풍을 예상했던 올해에도 소비 지출이 비교적 잘 유지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에도 소비 양극화 뚜렷


미시간대학교 심리지수에 따르면 대규모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미국인들은 주식 미보유자들보다 경제 상황을 훨씬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식 미보유자들의 심리는 3개월 이동평균 기준으로 199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런 양극화는 기업 실적 발표에서도 나타났다. 델타항공은 부유한 여행객들이 프리미엄 좌석을 계속 구매하는 반면 일반석 매출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콜게이트-팔몰리브의 노엘 월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중저가 제품 구매가 줄어든 반면 고급 브랜드는 "매우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폴레 멕시칸그릴의 스콧 보트라이트 CEO"저소득층과 중산층 고객들의 식사 빈도가 더욱 줄었다"며 이들이 집에서 식사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설명했다.

AI 버블 붕괴 리스크 커져


전문가들은 AI 주식이 올해 시장 상승을 주도한 만큼 해당 부문 조정 시 충격이 클 것으로 본다.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면서 거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 야로스는 "미국에서 은퇴자가 늘면서 부의 효과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퇴자들은 정기 수입이 없어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 변동에 따라 소비를 조절하는 경향이 더 뚜렷하기 때문이다.

한편 연준의 최신 자료(20243분기)에 따르면 상위 10% 부유층이 전체 주식의 93%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202089%에서 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하위 50% 계층의 주식 보유 비중은 0.6%에 불과해 자산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