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국왕, ‘가속 컴퓨팅’ 공로 수상자에게 책임 강조…영국, 수십억 달러 AI 투자 발판 기대
이미지 확대보기국왕은 AI의 발전이 "전기의 발견만큼이나 중요하나, 선과 악 모두에 사용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으며, 이는 현대 AI를 가능하게 한 공로로 황 CEO가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Queen Elizabeth Engineering Prize)을 수상한 자리에서 전해진 메시지라 더욱 주목받는다.
젠슨 황, AI 공로 영예 뒤 국왕의 ‘안전 책임론’ 받아
엔비디아 창립자이면서 CEO인 젠슨 황과 엔비디아의 수석 과학자인 빌 달리(Bill Dally)는 지난 5일, 2025년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을 공동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찰스 3세 국왕은 현대 기계 학습의 발전에 핵심적인 공헌을 한 그들의 업적을 인정해 상을 수여했다.
수상 이유는 칩과 시스템에서 알고리즘 및 응용 프로그램에 이르는 컴퓨터 산업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 가속 컴퓨팅을 개발한 공로다. 황 CEO는 "우리는 마이크로프로세서 발명 이래 컴퓨팅 분야에서 가장 심오한 변화를 겪는 중"이며, "AI는 이전 세대에 전기와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미래 발전에 필수 인프라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찰스 국왕이 황 CEO에게 AI 개발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하는 개인 서한을 보내면서 또 다른 의미를 띠었다. 황 CEO는 영국 BBC와 한 인터뷰에서 "국왕이 AI 안전에 깊은 관심을 둔다는 것을 분명히 나타냈다"고 말했다. 국왕은 서한에 2023년 세계 최초 AI 정상회담 연설 사본을 첨부하며, 첨단 AI 개발에 "긴박감, 단결, 집단력"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국왕의 메시지, AI의 '낙관'과 '우려' 사이의 책임론
찰스 국왕의 서한은 AI 기술에 대한 낙관주의와 우려라는 양면적 태도를 담고 있다.
황 CEO는 "국왕은 서한에서 이 기술이 영국과 전 세계를 변화시킬 놀라운 능력을 지녔다고 믿는다고 썼다"고 전했다. 국왕은 AI의 혁신적 능력에 대한 믿음을 표하면서도, 이 기술이 선한 목적이나 악한 목적 모두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이는 AI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이다.
이러한 경고는 AI 기술 분야 내의 긴장을 반영한다. 같은 시상식에서는 AI가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요슈아 벤지오(Yoshua Bengio) 교수와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교수도 표창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신중한 접근을 주장하는 데 반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같은 일부 정치인들은 보다 빠른 진전을 촉구하고 있다. 심지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안전(safety)'이라는 단어가 "두려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후문이 알려진다.
영국, AI 협력 심화로 '산업 혁명'의 기회 잡을까
황 CEO는 퀸 엘리자베스 공학상 수상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론 협회인 케임브리지 유니언에서 스티븐 호킹 펠로우십(Stephen Hawking Fellowship)도 받았다. 이 펠로우십은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 발전과 대중 이해 증진에 이바지한 인물을 표창한다.
그는 같은 날 리즈 켄달(Liz Kendall) 과학기술혁신부 장관 등 영국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차세대 엔지니어들에게 영감을 주는 주제로 토론했다. 엔비디아가 영국 정부, 대학, 산업계와 AI 인프라, 연구, 기술 개발을 위해 기존 협력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황 CEO는 영국에 뚜렷한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황 CEO는 현재 상황을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산업 혁명"이라고 설명하며, 영국에 대해 "잡을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한다. 엔비디아 같은 미국 거대 기술 기업들이 데이터 센터 형태의 'AI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영국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영국 기반 AI 인프라를 확대하는 만큼, 상당한 성장을 위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