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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이어진다”...원화 등 신흥국 통화, 美 셧다운 종료 기대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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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 이어진다”...원화 등 신흥국 통화, 美 셧다운 종료 기대에 '타격'

MSCI 신흥국 통화지수, 11월 들어 다섯 번째 하락...연준 금리 인하 지연 우려도 달러 강세 거들어
미국 콜로라도주 웨스트민스터의 한 은행에 100달러 지폐들이 펼쳐져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콜로라도주 웨스트민스터의 한 은행에 100달러 지폐들이 펼쳐져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 사태가 곧 종료될 조짐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신흥국 통화들이 이달 들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신흥국 통화지수는 이날 0.1% 하락하며 11월 들어 다섯 번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수의 올해 연간 누적 상승률은 6.3%로 축소됐다.

특히 한국 원화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출이 이어지면서 신흥국 통화 전반의 하락을 주도했다. 달러화는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대비 전날보다 11.90원 오른 1463.30원에 거래를 마친 뒤 이어진 야간 거래에서도 1463.40원에 마감됐다. 원화에 대한 달러 환율이 1463원대로 급등한 것은 지난 4월9일 이후 처음이다.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는 헝가리 포린트화가 0.5% 하락하며 신흥국 통화 약세를 주도했다. 헝가리 정부가 총선을 앞둔 오르반 총리의 지출 확대 탓에 재정적자가 당초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히자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미국 상원이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인플레이션 관련 발언으로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점도 달러 강세/신흥국 통화 약세 구도를 강화시켰다.

핀브리지 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몇 달간 시장이 미국 달러화에 대해 지나치게 약세 전망을 펼쳐 왔다고 지적하면서 올해 신흥국 자산의 랠리가 지속될 수 있을지에 회의적 입장을 표명했다. 핀브리지는 미국 경제의 예상 밖 성장세가 나타날 경우 달러 강세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핀브리지의 안데르스 페르게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쉬운 수익 기회는 이미 대부분 사라졌다”면서 “앞으로는 한층 선별적인 접근과 인내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적으로 투자자들이 여전히 신흥국 자산에 대한 비중을 낮게 유지하고 있는데 펀더멘털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면서 “다만 2026년에는 미국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신흥국 시장의 주요 수익원이 채권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