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해군사령관 "독일·한국 생산라인서 직접 구매"…“조기 실전 배치에 무게”
이미지 확대보기캐나다 언론 리스브리지 헤럴드는 지난 12일(현지시각)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 중장이 오타와에서 열린 캐나다 글로벌 어페어스 인스티튜트 주최 국방조달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복잡한 설계 변경 부담 피하고 싶다"…신속 인도 최우선
탑시 중장은 "잠수함은 매우 복잡한 구조 때문에 설계를 바꾸지 않기를 원한다"며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기존 생산라인에 주문을 넣어 독일 해군이나 한국 해군이 받을 예정이던 잠수함을 캐나다가 대신 빠르게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잠수함에 달린 전원 콘센트가 북미 규격이 아니라면 승조원들에게 어댑터를 사주면 된다"며 설계 변경보다 신속한 인도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캐나다는 1998년 영국에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교체하기 위해 최대 12척의 차세대 잠수함을 들여오는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를 추진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프랑스 나발 그룹, 스페인 나반티아, 스웨덴 사브 등 유럽 방산업체들을 탈락시키고 한국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를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사업 규모는 잠수함 건조비만 240억 캐나다 달러(약 24조 9000억 원)이며, 30년간 유지보수 비용을 포함하면 600억 캐나다 달러(약 62조 2700억 원)에 이른다.
한화오션 조기 인도 vs TKMS 현지화 전략
한화오션은 2026년 계약 체결 때 2035년 이전에 4척을 인도하겠다는 공격적인 일정을 제시했다. 캐나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5년 초도함 인도 시점을 앞당기는 제안이다. 한화오션은 이후 해마다 1척씩 건조해 2043년까지 12척 전체를 완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장보고-III 배치-II는 3,000톤급으로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최대 7,000해리(약 1만 2,900km)를 운항할 수 있다.
반면 독일 TKMS는 2035년 첫 잠수함, 2037년 2호함 인도가 가능하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TKMS는 독일과 노르웨이에서 이미 212CD형 잠수함 12척 건조 계약을 수주한 상태여서 생산 여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TKMS는 캐나다 현지에서 잠수함을 함께 건조하고 유지보수 시설을 세우겠다는 현지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지난달 30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를 방문해 장보고-III 잠수함을 직접 둘러봤다. 카니 총리는 앞서 지난해 8월에는 독일 킬에 위치한 TKMS 조선소도 방문한 바 있다.
NATO 회원국 잠수함 사업 파급 전망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적시성, 상호운용성, 북극 같은 캐나다 우선순위에 따른 활용, 그리고 캐나다에 돌아올 산업 혜택이 선정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캐나다 사업 결과가 폴란드 같은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의 잠수함 도입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란드는 해군 현대화 사업으로 연내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오르카 프로젝트' 사업자 선정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잠수함은 계약 체결 이후 납품까지 보통 9년 이상 걸리지만 이를 6년으로 단축할 자신이 있다"며 "현지에 운용, 유지·정비(ISS) 센터도 세우는 등 사업 수주를 위해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정부는 2027년까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