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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AI 종목들 반등...매도세 과도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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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AI 종목들 반등...매도세 과도했나

엔비디아, 팔란티어, 오라클 등 인공지능(AI) 종목들이 14일(현지시각) 반등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진=엔비디아이미지 확대보기
엔비디아, 팔란티어, 오라클 등 인공지능(AI) 종목들이 14일(현지시각) 반등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에 위치한 엔비디아 본사. 사진=엔비디아

급락하던 인공지능(AI) 종목들이 14일(현지시각) 일제히 반등했다.

엔비디아, 테슬라, 팔란티어,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모두 상승세로 돌아섰고, AI용 메모리 반도체인 HBM(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은 7% 안팎 폭등했다.

‘AI 거품론’이 촉발한 매도세가 과도했다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JP모건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가 AI는 거품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등 AI에 대한 낙관적 전망도 다시 강화되는 모양새다.

마이클 버리의 ‘회계트릭’ 주장 ​사실 아냐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풋옵션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공시로 확인돼 지난 4일 이후 두 종목과 함께 AI 종목들을 큰 폭으로 끌어내리는 방아쇠를 당겼던 마이클 버리는 지난 10일에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회계에 트릭을 부리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다시 한 번 이들 종목을 끌어내렸다.

버리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MS, 알파벳, 메타플랫폼스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AI 반도체 ‘내용연수(useful life)’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감가상각 비용을 줄이고, 이를 통해 당기 순이익을 부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리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생산 주기가 짧아져 새 반도체가 나오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고, 이에 따라 구형 반도체는 사실상 사장되면서 내용연수가 줄어야 하지만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내용연수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빅테크가 오는 2026~2028년 3년 동안 감가상각 비용을 모두 약 1760억 달러 줄여서 보고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런스는 14일 버리의 이런 주장은 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리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엔비디아 반도체 등 AI 데이터센터 장비 내용연수를 2~3년에서 5~6년으로 늘렸다면서 이것이 사실상 조작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런 내용연수 연장은 조작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토지, 건물, 장비 등 AI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필요한 자산 가운데 가장 비용이 많은 드는 것은 현재 엔비디아 반도체다.

배런스에 따르면 빅테크들은 서버와 네트워킹 장비 내용연수를 2021년 최대 4년에서 지금은 5~6년으로 연장했다. 기업은 내용연수 연장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다.

데이터센터 장비에 3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할 때 내용연수가 3년이면 매년 1억 달러씩 감가상각으로 처리해야 하지만 6년이 되면 매년 감가상각은 그 절반인 5000만 달러로 줄어든다. 첫 3년 동안 줄어드는 감가상각 비용만 1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버리는 이것이 인위적으로 당기 순이익을 부풀리는 회계 트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런스에 따르면 내용연수 연장은 현실과 부합하는 것으로 인위적인 조작이 아니다.

예컨대 엔비디아의 초기 AI 반도체인 A100 반도체는 2020년 처음으로 빅테크가 사용하기 시작해 여전히 주요 데이터센터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배런스는 버리의 주장과 달리 빅테크 하이퍼스케일러들의 AI 반도체 내용연수 연장은 합리적인 회계처리 변경이라고 강조했다.

불안한 투자자들


AI 종목들이 최근 급락한 것은 투자자들이 여전히 AI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순수 AI 종목으로 간주되는 AI 전용 클라우드, 이른바 네오클라우드 업체 코어위브는 강력한 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건설 지연으로 한 고객사와 계약 이행이 올 4분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뤄지게 됐다고 발표한 충격으로 주가가 16% 폭락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의 엔비디아 지분 매각도 불안감을 부추겼다.

소프트뱅크가 오픈AI에 대규모로 투자하기 위해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은 AI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신뢰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지만 투자자들은 과민반응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의 불안은 AI 기업들이 아직 제대로 된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서 기인한다.

막대한 투자에도 불구하고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AI 기업들은 큰 돈을 만지지 못하고 있고, 이 때문에 데이터센터 수요가 결국 위축되면서 AI 투자가 대규모 손실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오픈AI가 급속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3분기에 최소 126억 달러 세전손실을 기록한 것이 이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AI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이런 불안감이 지속되면서 지금처럼 시장이 과민반응, 과도한 매도세를 나타낼 개연성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낙관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