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오마하의 현인’ 워런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14일(현지시각) 알파벳 지분 보유 사실을 공개하며 시장에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버크셔는 13F 공시에서 3분기말 현재 알파벳 주식 178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43억 달러 규모다.
버핏이 이 투자를 주도했는지, 아니면 그의 후임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에이블이 주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시장 영향력이 막강한 버크셔의 알파벳 지분 매수는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공지능(AI) 거품론이 한창인 가운데 가격이 합리적이 않으면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버핏의 버크셔가 AI 대표주자 가운데 한 곳인 알파벳에 대거 투자했다는 것은 알파벳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한층 끌어올리고, AI 거품론도 잠재울 수 있는 큰 ‘한 방’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팔고 알파벳 사고
버크셔는 3분기에도 주식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글로벌 보험사 처브(Chubb) 지분을 12억 달러어치 늘리고, 도미노스 피자와 시리우스 XM, 라마 애드버타이징 지분을 소폭 확대한 것을 제외하면 버크셔는 보유 투자 포트폴리오 감축을 지속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보유 지분은 19억 달러어치 넘게 매각했고, 애플 보유 지분 매각도 지속해 3분기에 2억3800만주, 약 106억 달러어치를 더 팔았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 포트폴리오 비중 1위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21%를 차지한다. 보유 지분 가치는 649억 달러에 이른다.
작고한 찰리 멍거 전 부회장과 버핏이 과거에 투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던 알파벳 지분 투자를 마침내 실현한 것이다.
투자를 버핏이 주도했는지, 아니면 버핏을 이어 CEO가 될 에이블이 주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버크셔는 3분기에 알파벳 주식을 대거 매수했고, 포트폴리오 비중 10위에 올려놨다.
알파벳,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
투자에 신중하기로 유명한 버크셔가 탄탄한 실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던 당시 알파벳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는 것은 당시 주가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이는 알파벳 주가 사상 최고 행진이 거품이 아니라는 일종의 보증서다.
투자자들은 버크셔의 알파벳 지분 보유가 확인된 14일 알파벳 매수를 재개했다.
알파벳 주가는 지난 11일 291.74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고 종가를 찍은 뒤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을 내리 하락했다. 이 때문에 1주일 동안 주가는 0.97% 하락했다.
그렇지만 알파벳은 14일 장 마감 뒤 공시에서 버크셔가 알파벳 지분을 대거 사들였다는 점이 확인되자 시간외 거래 정규 거래 종가 대비 4.07% 급등해 288.25달러로 뛰었다.
버크셔 포트폴리오에 새로 편입된 종목들은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알파벳·AI 트레이드
알파벳은 버크셔의 신임에 힘입어 AI 트레이드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하드웨어는 엔비디아, 소프트웨어는 팔란티어에 시장 무게 중심이 쏠려 있었지만 버크셔가 알파벳에 베팅했다는 것은 알파벳이 그 흐름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관, 개인 모두 알파벳 투자 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버크셔가 장기 투자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투자는 알파벳의 장기 가치와 경쟁력 강화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분석하고 있다.
버크셔가 애플 지분을 계속 축소하는 한편 알파벳 지분은 대거 신규 투자했다는 것은 AI 트레이드에서도 하드웨어 대신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버크셔가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 무게 중심이 이동할 수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빅쇼트’의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 주가 하락에 베팅하면서 시장을 뒤흔들었던 ‘AI 거품론’이 일단 잠잠해지게 됐다는 것이다.
버크셔의 베팅이 AI 거품론이 주장하는 위험 종식을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은 일단 과도한 우려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가 AI 전반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일종의 보증수표는 아니라고 해도 AI가 큰 흐름이며 그 중심에 알파벳이 있다는 점은 버크셔도 인정하고 있다는 뜻이다.
AI 거품론 속에 고전하다 14일 매도세가 진정된 AI 종목들이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 속에 다시 도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