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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G 조지아 합작 공장 한국인 200명, ICE 상대 '불법구금·인종차별' 집단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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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LG 조지아 합작 공장 한국인 200명, ICE 상대 '불법구금·인종차별' 집단소송

2년간 3명 사망·16개월 53건 긴급출동…OSHA "지게차 안전관리 부실" 협력사 3곳 벌금
2025년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43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현장에서 체포된 475명 중 약 300명의 한국인이 연방 요원의 급습 중 수갑을 채우기 전에 구금자들이 버스에 기대어 서게 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9월 4일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한 43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현장에서 체포된 475명 중 약 300명의 한국인이 연방 요원의 급습 중 수갑을 채우기 전에 구금자들이 버스에 기대어 서게 했다. 사진=로이터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급습으로 구금됐던 한국인 엔지니어들이 불법 구금과 인종차별을 이유로 집단소송에 나선다.

영국 IBT15(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번 사태가 한미 외교 갈등과 함께 법적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효 비자 소지 전문가까지 구금…"합법 기술자를 범죄자 취급"


지난 94ICE 급습으로 구금된 한국인 317명 가운데 약 200명이 미국 당국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 변호사 찰스 쿡은 "구금된 이들 대다수가 불법 체류 노동자가 아니라 고숙련 전문가"라며 "이들 중 다수는 핵심 기계 설치와 미국 노동자 교육을 위해 B-1 비즈니스 방문 비자로 합법 입국했다"고 밝혔다.

원고 측은 불법 구금, 인종차별, 인권 침해 혐의로 ICE를 고소하면서 전문 기술자들을 마치 범죄자처럼 다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단속으로 공장 가동이 최소 2~3개월 지연되면서 76억 달러(11조 원) 규모 투자 프로젝트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산업 약화"라는 비판 속에서도 새로운 비자제도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게차 사고로 한국인 근로자 허리 절단 사망…2년간 3명 숨져


한편 같은 현대 메가사이트에서는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현지의 WTOC15일 보도에서 산업안전보건청(OSHA)이 올해 3월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건 이후 세 개 회사에 총 27618달러(4000만 원) 벌금을 부과했다고 전했다.

45세 한국인 유 某씨는 321일 현장에서 지게차에 치여 사망했다. 브라이언 카운티 보안관 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유씨의 시신은 "지게차 뒤에 누워 있었고 약 10~15피트 길이 혈흔이 있었다"고 한다. 현장 사진에는 유씨의 시신이 허리 위에서 절단돼 "현대"라고 적힌 지게차 앞에 누워 있는 모습이 담겼다. 지게차 운전자는 배 某씨로 확인됐다.

OSHA는 비욘드 아이언 컨스트럭션에 16550달러(2400만 원), SBY 아메리카에 9268달러(1340만 원), HL-GA 배터리 컴퍼니에 1800달러(261만 원) 벌금을 부과했다. 당국은 회사들이 직원들을 "부딪히거나 짓밟히는 위험"에 노출시켰고, 지게차 운전자가 속도 제한, 감시자 사용, 시야 가림 시 경적 사용 등 교통 법규를 준수하는지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6개월간 53건 긴급신고…ICE 단속 대상 업체와 안전사고 업체 중복


유씨가 사망하기 전인 2023434세 근로자가 60피트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고, 올해 5월에는 27세 근로자가 금속 프레임에 깔려 사망했다. 브라이언 카운티 응급의료 서비스 기록에 따르면 16개월 동안 외상성 부상 12건 이상을 포함해 현장에서 53건 서비스 요청이 있었다. 여기에는 또 다른 지게차 사고와 컨베이어 벨트에 갇힌 작업자 사건도 포함됐다.

OSHA가 조사한 회사 가운데 4곳은 ICE9월 급습 때 수색 영장에 이름을 올린 6개 회사 중 하나였다. 국토안보수사국(HSI)이 기관 역사상 가장 큰 단일 현장 단속 작전이라고 불렀던 이 급습에서 475명 근로자가 구금됐다. ICE는 구금된 근로자들이 HL-GA 배터리 컴퍼니 직원뿐 아니라 다양한 하청업체 네트워크 직원이라고 밝혔다.

HL-GA 배터리 컴퍼니는 유씨 사망 당시 "고인의 가족, 친구, 동료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 프로토콜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공개 조사가 진행 중이므로 지금 당장은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프로젝트 안전 문제 인터뷰를 거부했다. 업계에서는 안전사고 빈발과 ICE 단속이 겹치면서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