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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제조사들, 로봇공학 박차… "美 뛰어넘는 '게임 체인저'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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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제조사들, 로봇공학 박차… "美 뛰어넘는 '게임 체인저' 야심"

샤오펑, 체리 등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가속화… 일론 머스크도 '찬사'
AI 기술 접목, 대량 생산 목표… 중국 제조업 경쟁 우위 확보 노려
샤오펑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이 2026년 말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샤오펑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이 2026년 말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전기차(EV) 제조업체들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며, 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을 제치려는 야망 속에서 잠재적인 '게임 체인저'로 부상하고 있다.

샤오펑(Xpeng)에서 체리 자동차(Chery Automobile)에 이르는 중국 기업들은 자동차 제조를 통해 축적된 기술과 생산 역량을 로봇공학 분야로 확장하며 미래 산업을 선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광저우에 본사를 둔 Xpeng은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이언(Iron)'으로 특히 주목받고 있다. 이달 초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로부터 찬사를 받은 아이언은 Xpeng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허샤오펑(He Xiaopeng)이 2030년까지 100만 대 판매를 예상할 정도로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허샤오펑은 지난 17일 실적 발표회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생산 비용이 결국 자동차 제작 수준으로 내려가 가까운 미래에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언이 내년 말까지 Xpeng의 매장, 오피스 파크, 공장에서 새로운 멤버가 되길 바란다"며, "로봇의 시장 잠재력이 자동차보다 더 크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아이언은 현재 7세대에 접어들었으며, Xpeng의 Vision-Language-Action 2.0 AI 모델로 구동된다. 이 AI 모델은 주로 시각 데이터를 기반으로 훈련과 의사결정을 수행하며, 로봇이 이미지를 먼저 언어로 번역하는 대신 직접 환경을 해석할 수 있게 하여 효율성을 높이고 정보 손실을 줄인다. Xpeng은 아이언의 대량 생산이 2026년 말에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Xpeng뿐만 아니라 다른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도 로봇공학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중국 동부 안후이성에 본사를 둔 국영 체리 자동차는 2024년 초부터 AI 기업 아이모가와 협력하여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상호작용 의도를 해석하도록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 모나인(Mornine)을 개발하고 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스마트 전기차 조립업체 니오(Nio) 역시 로봇 개를 만드는 계획으로 로봇공학을 탐구 중이다. 중국의 전기차 강자인 BYD, Gac Group, Seres 등도 자율주행차 개발에 사용되는 AI 기술이 인간과 기계 간의 간극을 메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 아래 로봇공학에 진출하고 있다.

Xpeng은 2021년에 어린이용 AI 기반 조랑말 개발 노력이 궁극적으로 스마트한 EV 사업을 기반으로 한 로봇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검색 엔진 및 AI 기업 바이두(Baidu)의 CEO 로빈 리 옌홍(Robin Li Yanhong)은 2021년에 미래의 모빌리티가 오늘날 도로를 막는 자동차보다는 로봇에 더 가까울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액센츄어 아시아 오세아니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글렌 헤펠(Glen Heffel)은 현재 중국 전역 공장에 200만 대가 넘는 자율 로봇이 운영 중이며, 이는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선 "지능적인 경제가 작동하는 물리적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운영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노동력의 근본을 재정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PMorgan은 최근 보고서에서 Xpeng의 2026-27년 다음 성장 단계가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비행차 등 자체 개발로 구동되는 AI 야망에 의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미국 은행은 Xpeng의 로보택시 서비스가 2035년까지 57억 달러에서 189억 달러 사이의 가치를 높일 수 있으며, 휴머노이드 사업은 2027년에 최대 240억 달러에 기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는 세계 두 강대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과 미국 양측이 우위를 점하려는 분야 중 하나다.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은 고품질이고 비용 효율적인 부품을 생산하며 공급망과 규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동부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둔 유니트리 로보틱스(Unitree Robotics)와 딥 로보틱스(Deep Robotics) 같은 스타트업들이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AI 개발사 딥시크(DeepSeek), 비디오 게임 스튜디오 게임 사이언스(Game Science), 뇌-기계 인터페이스 혁신가 브레인코(BrainCo), 3D 인테리어 디자인 소프트웨어 개발사 매니코어(Manycore)와 함께 '항저우의 여섯 개 작은 용'이라 불리는 비공식 스타트업 그룹의 일원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