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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금융보호국, 해체 공약 번복…"내년 제한적 감독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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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금융보호국, 해체 공약 번복…"내년 제한적 감독 유지"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본부의 현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에 위치한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본부의 현판. 사진=로이터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설립된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이 백악관 예산관리국장(OMB) 국장을 겸임하는 러셀 보트 CFPB 국장 대행의 '기관 완전 해체' 공약과는 달리 내년도 금융기관에 대한 제한적인 감독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21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2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CFPB의 역할이 상당 부분 축소됐음에도 이번 발표는 해당 소비자 감시 기관이 운영을 완전히 중단하는 대신 내년에도 규제 기반을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현재 CFPB는 직원의 대다수를 해고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법적 다툼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CFPB는 내년도 금융기관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감독관들이 조사 절차가 신속하고 협소하게 진행될 것임을 상세히 설명하는 '겸손 서약'을 해당 기관에 소리 내 읽도록 의무화할 예정이다. 이는 감독 활동이 기관의 운영을 방해하지 않고 목표에만 국한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CFPB는 기관 설립 목적이었던 소비자 보호법 집행 역할을 해왔으나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그 역할이 크게 제한됐다. 특히 지난 4월 직원들에게 전달된 내부 메모에 따르면, CFPB는 전체 감독 노력을 절반으로 줄이는 한편, 그 중점 영역을 대폭 수정했다.

CFPB는 기존에 주력했던 학자금 대출, 의료 부채, 소비자 데이터 관리 등의 광범위한 분야 대신, 이제는 군인과 그 가족들에 대한 금융 위협에 중점을 두고 감독 활동을 펼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정은 보트 국장 대행이 이끌어온 CFPB가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소비자 금융 보호라는 최소한의 규제 발자취를 남기기로 선회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CFPB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독립적 규제를 위해 단일 국장 체제로 설립됐으나 이 강력한 권한은 보수 진영의 주된 비판 대상이 됐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기능과 권한이 크게 흔들리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전락해 행정부의 성향에 따라 역할이 크게 달라져 왔다.

정식 국장 임명에 필수적인 상원 인준 절차를 피하기 위해 CFPB 축소를 원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기관 수장 자리를 의도적으로 공석으로 뒀다. 그 대신 러셀 보트와 같이 기관 해체에 찬성하는 인물을 '국장 대행'으로 임명해 인준 없이 기관의 기능과 규모를 빠르게 축소시켜왔다.

CFPB가 장기간 불안정한 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핵심적인 이유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