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념적 동맹으로 여겨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사법 처리를 막기 위해 브라질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했으나 오히려 브라질의 주권 의지를 강조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정치적 호재를 안겼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국민적 지지세를 결집했고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관세를 해제하면서 룰라 대통령의 전략적 승리로 해석되고 있다며 WSJ는 이같이 전했다.
◇ 트럼프, '볼소나루 구제' 위해 50% 관세 압박…브라질 '정면 돌파'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초 브라질 수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우방국에 부과된 관세 중 최고 수준으로 관세의 일반적인 근거인 대미 무역 흑자 상황이 아님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모의 혐의 기소를 막기 위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보우소나루를 내버려 두라"고 촉구하며 브라질 사법부의 처벌을 '마녀사냥'으로 규정했다.
◇ 관세 '역풍', 룰라 대통령에게는 대선 호재로 작용
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은 의도와 달리 역풍을 맞았다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 3분의 2가 트럼프의 관세 조치에 반대했고 심지어 보우소나루의 강력한 지지층인 정육업계마저 관세로 인해 올해 하반기 약 10억 달러(약 1조3858억5000만 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이로 인해 보우소나루 측근들조차 관세 조치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반면, 룰라 대통령에게 이는 정치적 선물이 됐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7월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한 뒤 "브라질은 독립된 기관을 가진 주권국가이며 누구에게도 명령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는 1964년 미국의 지원을 받은 군사 쿠데타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남아있는 브라질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다고 WSJ는 전했다.
◇ 룰라 대통령, 지지율 반등 성공하며 4선 도전 선언
이같은 노골적인 외부 압력에 맞선 룰라 대통령의 인기는 급상승했다. 지난 2월 사상 최저인 24%를 기록했던 룰라 정부에 대한 긍정 평가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립 이후 9월까지 33%로 올랐다. 이에 힘입어 80세인 룰라 대통령은 내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지난달 선언하며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