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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트럭, 서구 모델 ‘절반 수준’ 가격…단거리 시장 중심으로 디젤 대체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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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트럭, 서구 모델 ‘절반 수준’ 가격…단거리 시장 중심으로 디젤 대체 본격화

중국의 대형트럭 판매량 추이. 파란색이 순수 전기트럭이다. 사진=클린테크니카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의 대형트럭 판매량 추이. 파란색이 순수 전기트럭이다. 사진=클린테크니카

중국이 전기 화물차 시장에서 빠르게 주도권을 잡으면서 기존 디젤 트럭의 지배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클린테크 전문매체 클린테크니카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중국산 저가 배터리 전기트럭의 확산이 서구 트럭 업계의 가격 구조와 설계 패러다임 전환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중국산 전기트럭, 가격 경쟁력 '충격 수준'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유럽 화물운송 전문가 조니 니옌하위스는 최근 중국 우한의 상용차 전시장에서 400~600kWh 용량을 갖춘 전기 대형트럭이 5만8000~8만5000유로(약 9900만~1억4480만 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차량은 기존 디젤 트럭에 배터리를 얹은 형태가 아니라 엔진룸과 변속기, 디젤 연료탱크, 배출가스 장치 등 기존 내연기관 요소를 완전히 제거하고 LFP 배터리팩과 통합형 전동 액슬을 중심으로 새롭게 설계된 구조를 갖췄다.

유럽과 북미 시장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타이어 인증, 전자제어 시스템, 운전석 구성, 냉난방 성능,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 다양한 항목에서 추가 개선이 필요하다. 니옌하위스는 이러한 보완에 필요한 비용이 약 2만~4만 유로(약 3400만~6800만 원) 수준이며 이를 반영하더라도 최종 가격은 8만~12만 유로(약 1억3600만~2억450만 원)로 서구 전기트럭의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 단거리 운송 중심 시장 정조준


서구 트럭 제조사들이 장거리 운송에 초점을 맞춘 반면에 중국은 단거리·도심 중심의 물류 구조에 부합하는 모델을 우선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과 프랑스의 경우 대부분의 화물 운송은 250km 이내의 단거리 구간에서 발생하며 이는 도시 간 배송, 물류센터 간 셔틀 운행, 건설자재 운송, 쓰레기 수거 등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운행 특성은 주행거리 제한이 있는 전기트럭의 한계를 회피할 수 있으며 낮은 구매 비용과 유지비, 예측 가능한 충전 인프라 조건이 맞물릴 경우 디젤 트럭 대비 확실한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중국 내 점유율 격변…디젤→LNG→전기

중국은 지난해 대형 트럭 약 90만대를 신규 판매했으며 이 가운데 디젤 차량의 점유율은 57%로 하락했다. 반면 LNG(액화천연가스) 트럭은 29%, 배터리 전기트럭은 13%를 차지했고 2025년 상반기에는 전기트럭 점유율이 22%까지 오르면서 디젤 점유율은 50% 안팎으로 내려앉았다. 보수적인 상용차 시장에서 이같은 변화는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클린테크니카는 전했다.

한때 디젤보다 저렴한 연료비와 간소한 배출가스 기준으로 각광받던 LNG 트럭조차 전기트럭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클린테크니카는 “디젤을 대체하려던 LNG 트럭조차 BEV의 급부상에 주도권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 서구 OEM, 구조적 한계 봉착


서구 완성차 업체들은 기존 디젤 트럭 프레임에 배터리와 모터를 단순 탑재하는 방식으로 초기 전기트럭 시장에 대응했으나 이러한 구조는 무게 배분, 고전압 배선, 배터리 공간 등에서 비효율을 초래했다.

볼보 FH 일렉트릭, 다임러 e악트로스, 스카니아 지역형 전기 트랙터, MAN e트럭 등 최근 출시된 서구 모델들은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구조를 전환하고 있지만 중국의 빠른 진입 속도에는 뒤처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전기모터, 인버터, LFP 배터리셀, 전동 액슬 등 주요 부품의 공급망을 내재화했고, 이를 통해 원가 절감과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중국산 전기트럭은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로 수출되기 시작했으며, 유럽과 북미 시장 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 연료 소비 데이터로 확인된 전환 속도


중국의 디젤 연료 소비는 2024년 한 해 동안 약 11% 감소했다. 이는 물류 경기 둔화 외에도, LNG 및 전기트럭 확산에 따른 효과라는 분석이다. 디젤 차량이 대체되면 연료 수요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나는 만큼 이 수치는 구조 전환의 직접적 지표로 해석된다.

클린테크니카는 “중국의 사례는 전기트럭 보급이 기존 예상을 훨씬 앞지르고 있으며 서구 정부와 기업들이 기존 전략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