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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6명 “대학 졸업장, 비용 대비 가치 없어”…7년 새 인식 급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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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10명 중 6명 “대학 졸업장, 비용 대비 가치 없어”…7년 새 인식 급변

지난 5월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컬럼비아대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자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5월 1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에서 열린 컬럼비아대학교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자축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성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4년제 대학 학위가 현실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정치 전문매체 더힐이 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고등교육이 ‘더 나은 삶을 위한 디딤돌’이라는 전통적인 인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부채만 남는다”…‘가치 없다’ 응답 비율, 7년 만에 63%로 급증


더힐에 따르면 NBC뉴스가 하트리서치어소시에이츠와 퍼블릭오피니언스트래티지스에 의뢰해 지난달 24~28일까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63%가 4년제 학위가 “구체적인 직무 능력은 부족하고 학자금 부채만 남기 때문에 비용 대비 가치가 없다”고 답했다.
반면에 “좋은 일자리를 얻고 장기적으로 더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이는 지난 2017년 실시한 조사에서 각각 47%와 49%였던 응답 비율과는 정반대로 뒤집힌 결과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제프 호르위트 여론조사 전문가는 “대학 학위는 오랫동안 아메리칸 드림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그 약속 자체가 의심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 대졸자도 ‘무가치’ 응답…고등교육 전반 신뢰도 하락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대졸자들조차 학위의 경제적 효용성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학위를 “가치 있다”고 평가한 대졸자는 46%로 2013년의 63%에서 크게 하락했다.

이 조사에 참여한 제이콥 케네디(28)는 “학위가 있어도 졸업 직후 다시 서비스업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학자금 대출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디트로이트에서 바텐더로 일하고 있다.

◇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 증가…대학 교육 양극화 양상

이 같은 인식 변화는 대학 진학 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학생정보센터가 최근 집계한 바에 따르면 미국 대학의 학부 등록률은 3년 연속 증가했으며 커뮤니티 칼리지 등록은 전년 대비 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공립 4년제 대학은 1.9%, 사립 비영리 대학은 0.9% 증가에 그쳤다.

고등학교 단계에서 대학 과정을 이수하는 ‘듀얼 등록’ 확대도 커뮤니티 칼리지 증가세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다. 현재 미국 내 커뮤니티 칼리지는 1200만명 이상의 학생을 교육하고 있다.

호르위트는 “대학은 이제 많은 미국인에게 접근하기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제도로 인식되고 있다”며 “단순히 학비 문제가 아니라 고등교육 전체가 대중과의 연결을 잃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