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컨센서스 2.8%...'주택·AI 반도체' 변동성 확대 예고
10월 말 고점 후 횡보...물가 지표 따라 금리인하 확률 '출렁'
10월 말 고점 후 횡보...물가 지표 따라 금리인하 확률 '출렁'
이미지 확대보기현재 미 증시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10월 말 6890선에서 고점을 찍은 뒤 한 달 만에 5% 하락한 6538선까지 밀렸다가, 지난 2일 다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거대 기술기업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에 과도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경기 침체 가능성을 동시에 경계하고 있다.
특히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여파로 주요 경제 데이터 집계가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경기는 둔화하는 반면 물가는 여전히 목표치를 웃도는 상황에서, Fed가 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얼마나 빨리 금리를 내릴지 가늠하기 어려운 탓이다.
박스권 갇힌 증시, PCE가 '안개' 걷어낼까
시장은 호재와 악재 사이에서 줄다리기하고 있다. 주가가 고점에 다다르면 경기 우려를 이유로 매도세가 나오고, 가격이 너무 떨어지면 Fed의 통화 완화 기대감과 기술기업의 실적 호전을 기대하는 매수세가 유입되는 형국이다. 배런스는 이러한 지지부진한 흐름을 깰 계기가 바로 오는 5일 공개되는 PCE 데이터라고 지목했다.
PCE는 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지난 9월 말 발표된 8월 데이터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2.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추이를 놓고 추측에 의존해왔으나, 이번 발표로 시장을 감싸던 안개가 상당 부분 걷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제학자들은 이번 PCE가 전년 대비 2.8%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Fed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관세 인상 여파로 기업들이 가격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은 2.8% 수준의 상승률이 나오더라도, 정책 입안자들이 가능한 한 차입 비용을 낮추려 한다는 점을 들어 금리 인하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수치가 이보다 낮게 나온다면 시장에는 더할 나위 없는 호재가 된다.
12월 금리 인하 확률 87%... 데이터 따라 출렁일 것
물가 지표가 둔화한 것으로 확인되면 채권 시장 금리는 내려가고 주가는 오를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7%로 반영하고 있다. 오는 5일 데이터가 인플레이션 냉각을 가리킨다면 이 확률은 100%에 가까워지며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다.
반대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줄어들면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로리 칼바시나(Lori Calvasina) RBC 캐피털 마켓 주식 전략가는 2020년 중반 이후 데이터를 분석하며 "S&P 500 지수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기대할 때 상승했고, 그 반대의 경우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즉, 이번 금요일 데이터는 시장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날'이 될 것이다.
주택·반도체주, 금리 민감도 최고조
이번 지표 발표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업종은 금리 변화에 취약한 주택 건설과 반도체 분야다.
주택 수요는 대출 금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대표적인 주택 관련 상품인 '아이쉐어즈 미국 주택건설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9월 117달러(약 17만 원)로 고점을 찍은 뒤 11월 93달러(약 13만 원)까지 20% 가까이 급락했다가,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며 103달러(약 15만 원)선까지 회복했다. PCE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금리가 뛴다면 이 ETF는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지난 9월 고점을 향해 반등할 수 있다.
AI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주 역시 큰 변동성이 예고된다. 엔비디아 등 주요 칩 제조사를 포함한 '반에크 반도체 ETF'는 10월 최고치인 368달러(약 53만 원)에서 11월 325달러(약 47만 원)까지 12% 떨어졌다가 현재 354달러(약 51만 원) 수준을 회복했다.
반도체 주식은 본래 시장 평균보다 변동성이 크지만, 최근 AI 붐과 맞물려 그 진폭이 더 커졌다. 대형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칩에 막대한 투자를 지속하려면 자금 조달 비용이 낮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당 부분 빚을 내어 투자를 집행하는 이들 기업 특성상, 금리가 낮아지면 투자를 지속하기 쉽지만, 금리가 오르면 투자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배런스는 "오는 5일 데이터 발표 전까지의 거래는 큰 의미가 없다"고 일축하며 "이날 모든 관련 종목에서 큰 폭의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