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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인텔, TSMC에 발목 잡혔다…'웨이퍼 부족'에 차세대 AI칩 증산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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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 디코드] 인텔, TSMC에 발목 잡혔다…'웨이퍼 부족'에 차세대 AI칩 증산 비상

애로우·루나 레이크, N3B 선단 공정 확보 실패가 원인
"부족, 부족, 여전히 부족"…HPC 수요 탓에 TSMC 선단 공정 만재
TSMC의 CoWoS 생산 능력은 2027년이 되어서야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인텔은 차세대 AI PC용 프로세서의 웨이퍼 확보 실패를 인정하며, TSMC의 선단 공정 만재 상황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이미지 확대보기
TSMC의 CoWoS 생산 능력은 2027년이 되어서야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인텔은 차세대 AI PC용 프로세서의 웨이퍼 확보 실패를 인정하며, TSMC의 선단 공정 만재 상황에 발목이 잡힌 모양새다. 사진=오픈AI의 챗GPT-5.1이 생성한 이미지
인텔이 웨이퍼 공급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고 IT전문 매체 톰스 하드웨어(Tom's Hardware)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텔은 이례적으로 모든 고객사의 주문을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며, 만약 코어 울트라 200(Core Ultra 200) 시리즈(애로우 레이크, 루나 레이크 포함)에 필요한 웨이퍼를 더 확보할 수 있었다면 프로세서 출하량을 훨씬 더 늘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 분석에 따르면, 이 두 제품 모두 대만 TSMC가 위탁 생산을 맡고 있다. 인텔이 초기 주문 시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하지 못하고 보수적인 생산 능력을 계획했던 것이 현재의 공급 부족을 초래한 결정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텔의 실수, 보수적 초기 주문


AI PC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인텔은 4분기부터 웨이퍼 공급량이 증가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지만 이전의 부족분을 만회하기에 충분할지 여부는 시장의 실제 소화 속도와 TSMC의 생산 능력 배분에 달려있다.

현재 애로우 레이크와 루나 레이크에 사용되는 N3B(3nm급) 공정은 전적으로 TSMC에서 생산되고 있다. TSMC의 선단 공정은 이미 지속적으로 만재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인텔이 단기간 내에 추가적인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웨이퍼 비상에도 메모리는 확보


웨이퍼 공급은 제한적이지만, 인텔은 LPDDR5X DRAM 메모리 재고를 충분히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CPU 가격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외신은 D램(DRAM) 시장 전체가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에 있으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루나 레이크 플랫폼의 장기적인 비용 변동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TSMC 웨이저자 CEO "부족하다"


TSMC는 인공지능(AI) 열풍의 최대 수혜자로서, 선단 공정이 일찌감치 만재되었다.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은 11월 말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 시상식에 참석하여 고객 수요가 당초 예상을 훨씬 초과했으며, 선단 공정 생산 능력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수요 압박을 "부족하다, 부족하다, 여전히 부족하다"라고 표현하며 고성능 컴퓨팅(HPC) 및 AI 제품에 대한 시장의 폭발적인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HPC 매출 57%…TSMC 무게 중심 이동


TSMC의 실적 발표 자료에 따르면, 7나노미터(nm) 이하의 선단 공정 매출은 이미 전체 웨이퍼 매출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그중 5나노미터가 37%, 3나노미터가 23%를 차지하며, AI 및 데이터센터와 같이 수요가 폭발적인 분야에 생산 능력이 고도로 집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플랫폼별 매출 비중은 HPC(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이 57%로 가장 높고, 스마트폰은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분포는 AI 응용 프로그램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파운드리 생산 능력의 무게 중심이 스마트폰에서 HPC로 지속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인텔의 생산 능력 부족 사태 역시 HPC 수요가 전방위적으로 증가하는 시기에 발생하여 웨이퍼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음을 방증한다.

[Editor’s Note]


인텔의 '웨이퍼 부족' 사태는 단순히 특정 부품의 수급 문제가 아닌, AI 시대 반도체 패권의 역학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자체 생산 능력을 가진 인텔조차도 차세대 AI 프로세서의 핵심인 N3B 공정 확보 실패로 증산에 비상이 걸렸다는 것은, TSMC의 독점적인 선단 공정 경쟁력이 얼마나 강력한 '지배력'을 갖는지 입증합니다. TSMC가 HPC를 위해 스마트폰 주문까지 뒤로 미룰 정도로 생산 능력을 재배치하면서, 인텔은 자체적인 전략적 판단 착오(보수적 초기 주문)가 뼈아픈 현실로 돌아온 것입니다. AI 시장은 압도적인 수요를 보이고 있으나, 그 수요를 현실화하는 열쇠는 TSMC의 생산 능력에 달려 있습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