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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中 부유층, 국내 경기 둔화 속 '해외 투자' 러시...금·보험 선호, 자산 방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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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유층, 국내 경기 둔화 속 '해외 투자' 러시...금·보험 선호, 자산 방어 총력

HNWI 56%, 향후 1년 내 해외 자산 배분 확대 계획...홍콩·싱가포르·美가 주요 목적지
저위험 상품 및 금으로 자본 보존...포트폴리오의 '정책 위험' 헤지 및 소비 지출 축소 경향 심화
루퍼트 후게워프는 영국 사업가이자 후룬 주식회사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사진=후룬 주식회사이미지 확대보기
루퍼트 후게워프는 영국 사업가이자 후룬 주식회사의 창립자이자 회장이다. 사진=후룬 주식회사
중국의 고액 자산가(HNWI)들이 거시경제적 불확실성과 국내 성장 둔화에 대응하여 자산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YF 생명 및 후룬(Hurun)의 공동 보고서에 따르면, 부유한 중국 본토 인구의 절반 이상이 향후 1년 내에 해외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4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이 조사는 평균 가구 순자산이 3700만 위안(약 66억 원)에 달하는 부유층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으며, 응답자의 56%가 해외에 더 많은 자금을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해외 자산 노출 비율인 45%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이며, 지난 3년간 해외 자산이 포트폴리오의 평균 20%만을 차지했던 것과 비교할 때 해외 투자에 대한 의지가 급격히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후룬의 창립자 루퍼트 후게워프는 "중국의 고액 자산가 인구는 급속한 규모 확장 단계에서 품질 중심 성장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며, 경제적 역풍 속에서 부유층이 더욱 신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자산 배분의 주요 목적지로는 홍콩(52%)이 가장 인기가 높았으며, 그 뒤를 싱가포르(40%)와 미국(35%)이 이었다. 특히 젊은 부유층 투자자들 사이에서 해외 자산 수요가 강했는데, 30세에서 44세 응답자의 약 61%가 해외 보유 증가에 대한 강한 의사를 밝혔다.

자산 구조를 살펴보면, 중국 부유층은 현재 자금의 44%를 자본 보호를 위한 저위험 은행 상품과 보험에 할당하고 있다.

향후 12개월 동안 선호하는 투자 분야로는 보험(47%)과 금(42%)이 주식(34%)을 앞질렀는데, 이는 보안과 수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이중 초점을 강조한다.

동시에 응답자들은 기간 예금, 머니마켓펀드, 투자용 부동산 및 토지, 채권 등에 대한 배분은 줄일 계획이라고 답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조치들이 저수익률, 정책 변화, 신용 위험에 대한 "합리적 회피"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본토 투자 패턴의 변화는 이미 홍콩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9월 기준으로 본토 뮤추얼 펀드의 총 주식 보유분 중 18%가 주로 홍콩에 해외 투자되어 있었으며, 이는 2019년의 5%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국내 뮤추얼 펀드의 남향 자산(Stock Connect를 통한 홍콩 주식) 보유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투자 행태는 부유층의 광범위한 소비 심리 위축과도 연결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고액 지출자들은 내년에도 비필수 지출을 계속 줄일 계획이며, 사치품, 사회적 활동, 엔터테인먼트가 주요 삭감 대상으로 나타났다.

투자와 소비 양측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신중한 움직임은 중국 경제의 질적 성장을 위한 재정렬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