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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굴기, 美 제조업 ‘존립 위협’으로 부상…EU 공조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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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동차 굴기, 美 제조업 ‘존립 위협’으로 부상…EU 공조 불투명

中 부품 우회 수출·커넥티드카 기술 의존 심화에 미 의회 경고음
“공통 관세 없인 대응 불가”…유럽의 소극적 태도에 미국 전략 흔들
중국 수출용 차량들이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 터미널에 세워져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수출용 차량들이 2024년 1월 10일 산둥성 옌타이 항구 터미널에 세워져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성장이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에 '존재론적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산 부품의 우회 경로를 통한 침투와 첨단기술 분야의 장악 시도가 미국 정부의 주요 안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기업들이 제3국을 통해 자동차 부품을 환적(換積)하고 있어 규제 당국의 개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고 프로스퍼러스아메리카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부품 환적 문제 심각…'미국 우선 무역정책' 강조


하원 전략경쟁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는 중국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이 태국 등 제3국을 경유해 관세를 회피하고 미국 시장에 진입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다뤄졌다.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은 브레이크 호스나 전동 창문 조절기 같은 부품이 거의 모든 미국 자동차에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환적 행위를 범죄화하는 법안(H.R. 1869)의 통과를 촉구했다.

포드와 테슬라 같은 다국적 자동차 제조사들조차 중국 파트너들에게 멕시코에 공장을 설립해 섹션 301 관세를 피하라고 제안한 사례가 있어 중국의 자동차 공급망이 미국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질 토쿠다 하원의원(민주당)은 '싸구려와 상품 거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미국 우선 무역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내 산업 기반 재건을 강조했다.

첨단기술 생태계 장악 위협


논의의 핵심은 단순한 기계 부품을 넘어 첨단 자동차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 흔히 '바퀴 달린 노트북'이라 불리는 커넥티드카들은 중국산 칩이나 LiDAR(자율주행 시스템)를 사용하는데, 특히 중국 대기업 허싸이 테크놀로지(Hesai Technology)와 같은 기업들이 정부기관 목록에서 발견돼 안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민주주의 방어재단(FDD)의 일레인 데젠스키는 미국이 이러한 첨단 차량에 필요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어플라이드 인튜이션(Applied Intuition)의 피터 루드비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 기업들은 매출과 이익을 고려하지만 중국은 지배를 장려하고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수익 기대 없이 수십 년간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중국 기업의 경쟁 방식이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 동맹의 '불확실성'


전문가들은 미국이 관세만으로는 중국의 위협에 대응할 수 없으며, 동맹국 특히 유럽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데젠스키는 "우리는 관세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지만 동맹국들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며 "유럽인들이 동참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영국 왕립 유나이티드 서비스 연구소의 찰스 파튼은 영국 역시 중국 부품과 분리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며, 만약 유럽 차에 미국 시장이 닫힐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미국 정부는 중국 자동차 산업의 급격한 성장이 야기하는 경제적·국가안보적 위협을 인식하고 있으며, 부품 환적 방지와 첨단기술 생태계 확보를 위한 강력한 국내 법률과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