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니켈업계, ‘환경 예치기금’ 신설 제안…채굴 이익 일부 적립

인도네시아 니켈 광업 협회(APNI)가 정부에 니켈 상품을 위한 '환경 예금 기금(Environmental Deposit Fund)'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이는 2026년 니켈 생산 쿼터 축소와 가격 공식 개정으로 광산 기업들의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 수익의 일부를 환경 복구와 신규 광산 탐사 비용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17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테크노즈가 보도했다.


APNI의 메이디 카트린 렝키(Meidy Katrin Lengkey) 사무총장은 자카르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니켈 기업들이 얻은 초과 이익 중 일부를 별도의 기금으로 관리할 것을 제안했다.

기금 목적은 산림 파괴 시 복구 비용 지원 및 니켈 광산 탐사 활동의 자금 원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니켈 가격 기준 공식(HPM) 개정 후 기업 이익이 증가할 기회가 생기므로, 이 시점에서 수익의 일부를 떼어내 기금에 적립하자는 것이다. "회사가 생산을 통해 이익을 얻을 때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논리가 바탕이 되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6년 작업 계획 및 비용 예산(RKAB)에서 니켈 광석 생산 목표를 올해(3억 7,900만 톤)보다 훨씬 낮은 약 2억 5천만 톤으로 설정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고질적인 니켈 과잉 공급 문제를 해결하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생산 삭감 조치로 인해 니켈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이디 사무총장은 고등급 광석(사프로라이트) 가격은 톤당 25달러, 저등급 광석(리모나이트) 가격은 톤당 30~4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광물자원부는 생산 삭감과 더불어 니켈 광물 기준 가격(HPM) 공식을 개정하고 코발트에 대한 로열티 적용도 검토 중이다. 현재 장관과 최종 협상 중인 이 수정안이 발표되면 인도네시아산 니켈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니켈 시장은 2022년 3월 사상 최고치(톤당 10만 달러 이상)를 기록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2024년 내내 가격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겹치며 지난 4년 사이 최저 수준인 톤당 14,000~18,000달러 선에 머물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채굴 쿼터 유효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생산량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APNI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2026년 기업들의 이익 증대로 이어질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국가 차원의 자원 관리와 환경 보호를 위한 기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가 2026년 니켈 생산 목표를 기존 3.8억 톤에서 2.5억 톤 수준으로 약 34% 삭감하겠다고 예고함에 따라 한국 업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양극재 가격은 핵심 광물 가격에 연동(Pass-through)된다. 인도네시아의 공급 통제로 니켈 가격이 반등하면 양극재 기업의 매출 규모는 커지지만, 원재료 구매 비용 부담이 즉각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의 시차 때문에, 니켈 가격이 급등하는 구간에서는 과거 저렴하게 사둔 재고로 비싼 값에 제품을 팔 수 있어 단기적으로는 이익률이 개선된다. 반면, 가격 변동성이 너무 크면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한국 기업들은 인니 현지 제련소 지분 투자와 합작법인(JV) 설립으로 대응하고 있다. 쿼터가 줄어들더라도 자사 지분이 있는 광산으로부터 우선적으로 물량을 확보하여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