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머스크 고집이 불렀나…테슬라 전동식 도어, 안전 우려 속 각국 규제 조사

글로벌이코노믹

머스크 고집이 불렀나…테슬라 전동식 도어, 안전 우려 속 각국 규제 조사

2018년형 테슬라 모델3의 전동식 도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18년형 테슬라 모델3의 전동식 도어. 사진=로이터

테슬라 전기차에 적용된 전동식 도어를 둘러싼 안전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설계가 사고나 정전 상황에서 문을 열지 못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같은 문제가 약 10년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결정에서 비롯됐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테슬라의 전동식 도어 설계가 현재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3개 대륙의 규제 당국으로부터 안전성 검토를 받고 있다고 2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일부 설계는 차량 소유자가 외부에서 접근하지 못하거나 사고 발생 시 탑승자가 차량 내부에 갇힐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 모델3 개발 당시 내부 반대 제기


블룸버그에 따르면 논란의 출발점은 지난 2016년 초 테슬라가 중형 세단 모델3 개발을 마무리하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테슬라는 고가 전기차 중심의 틈새 업체에서 대중 시장으로 도약하려 했고 모델3는 이 전략의 핵심 차량이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도어 개폐 방식을 두고 내부 논쟁이 이어졌다. 다수의 설계·엔지니어링 인력은 전통적인 기계식 손잡이 대신 전동식 방식을 채택할 경우 전원 차단이나 충돌 사고 시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나왔음에도 머스크 CEO는 디자인 완성도와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이유로 전동식 도어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결국 해당 설계가 양산 모델에 적용됐다.

◇ 미 도로교통안전국 등 조사…사망 사례도 검토


이후 전동식 도어와 관련한 사고 보고가 이어지면서 규제 당국의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전동식 도어가 충돌, 화재, 배터리 손상 등 비상 상황에서 탑승자의 탈출을 방해할 수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동식 도어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망 사고 사례도 당국의 검토 대상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기 계통 이상이 발생할 경우 도어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핵심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 뒤늦은 보완에도 근본 논란은 지속


테슬라는 이후 출시된 일부 차량에 비상용 수동 개폐 장치를 추가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 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동식 도어라는 설계 방향 자체가 안전 측면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차 업계 전반으로 전동식 도어와 유사한 설계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테슬라 사례는 기술 혁신과 안전성 사이의 균형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이번 논란이 테슬라가 성장 과정에서 내렸던 기술적 선택이 시간이 흐르며 어떤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테슬라는 현재 진행 중인 각국 규제 당국의 조사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