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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발작', 내년 초에 본격화하나…”선반영됐다” 낙관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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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발작', 내년 초에 본격화하나…”선반영됐다” 낙관도 여전

뉴욕 주식 시장이 올해 우려했던 '엔 캐리 발작'을 무사히 넘겼지만 어쩌면 내년 초 발작이 시장을 덮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뉴욕 주식 시장이 올해 우려했던 '엔 캐리 발작'을 무사히 넘겼지만 어쩌면 내년 초 발작이 시장을 덮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일본은행(BOJ)의 19일(현지시각) 금리 인상이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지나갔지만 시장에는 여전히 비관이 가시지 않고 있다.

BOJ가 금리 인상을 사전에 충분히 예고했고, 올해 수 차례에 걸쳐 충격이 시장에 흡수된 터라 더 이상 터질 것이 없다는 낙관론이 여전하지만 비관 전망 역시 만만찮다.

비관론자들은 내년 초가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내년 초 ‘발작’ 가능성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내년 초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후폭풍이 몰아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 잠잠한 것은 연말 연휴 기간을 맞아 기관들이 포트폴리오를 확정하고 쉬어가는 기간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기관들이 새해에 자금 배분을 새로 하는 과정에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강제로 청산될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란 일본의 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미국 등 금리가 높은 곳에 투자해 금리 차를 노리는 투자 자금이다.

일본 기준 금리가 올라가고, 이에 따라 엔화 가치가 뛰면 해외에 투자한 자금의 금리차 이익이 줄고, 환차손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청산이 불가피해진다.
비관론자들은 특히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내년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속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내년 초 금융 시장 거래량이 한산한 가운데 엔화가 갑자기 강세로 돌아서면 지난해 8월의 ‘블랙 먼데이’가 재현될 수 있다고 이들은 경고하고 있다.

BOJ가 지난해 7월 말 돌연 기준 금리를 인상하자 8월 5일 일본 닛케이 지수가 12.4% 폭락했고, 나스닥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모건스탠리는 시장에 여전히 약 5000억 달러 규모의 엔 캐리 포지션이 남아있다면서 엔화 가치가 달러당 140엔대로 진입하면 마진콜이 발생해 엔 캐리 자금이 주식,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서 급격히 이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찻잔 속 태풍


반면 낙관론자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충격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8월 ‘엔 캐리 발작’ 이후 많은 자금이 정리됐고, 당시 충격을 잘 알고 있는 BOJ도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JP모건 이코노미스트 아야코 후지타는 “엔 캐리가 이전보다 좀 더 신경이 쓰이기는 하지만 죽은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청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후지타는 일본이 금리를 올리기는 했지만 미국과 금리 차이는 여전히 크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든 자금이 빠져나가지는 않는다면서 시장이 충분히 적응할 시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UBS 역시 시스템 붕괴는 없다고 보고 있다.

UBS는 특히 내년 초에는 올 4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을 맞아 시장에 새로운 모멘텀이 나타날 것이어서, 엔 캐리 청산으로 변동성이 높아지면 이는 외려 우량 인공지능(AI) 종목들을 싸게 살 수 있는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UBS, JP모건 등은 내년에 AI에 따른 이익 실현이 엔비디아 같은 반도체 종목들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업체로도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