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율 급락과 물가 부담에 공화당 의석 17곳 접전 위기
선거구 재획정 경쟁 속 민주당 승리시 '분점 정부' 전환 전망
선거구 재획정 경쟁 속 민주당 승리시 '분점 정부' 전환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역사적으로 집권 여당이 중간선거에서 의석을 잃는 경향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생활비 부담 증가가 겹치면서 공화당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지지율 일관되게 우세
최근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는 민주당에 유리한 흐름을 보여준다. 유고브와 이코노미스트가 지난 20~22일 등록 유권자 142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민주당은 43%, 공화당은 40%를 기록해 3%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오차범위는 ±3.3%포인트다.
아틀라스인텔은 지난 15~19일 성인 2315명을 조사한 결과 민주당 54%, 공화당 38%로 16%포인트 격차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 파브리지오 워드의 조사(지난 15~17일, 등록 유권자 1000명)에서는 민주당 45%, 공화당 38%로 7%포인트 차이를 기록했다.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반면 퀀터스 인사이츠 조사(지난 15~16일, 등록 유권자 1000명)는 민주당 43%, 공화당 41%로 2%포인트 차이에 그쳤다.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민주당하원선거운동위원회 비엣 셸턴 대변인은 "데이터는 명확하다"며 "미국 국민은 하원 공화당의 공약 파기에 실망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물가 상승에 화가 나 있으며, 극소수 부자가 아닌 자신들을 대변할 지도자를 원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접전 선거구 두 배 이상 많아
선거 전문 매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하원 전체 435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 안전 지역 208곳, 공화당 안전 지역 210곳으로 분석했다. 과반인 218석 확보를 위해 양당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접전 선거구는 17곳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현역 의원이 방어해야 하는 곳은 5곳에 그친 반면, 공화당 현역 의원이 지켜야 하는 곳은 12곳에 이른다. 민주당이 현재 보유한 의석 가운데 위협받는 곳이 적고, 공화당은 방어해야 할 불안한 의석이 두 배 이상 많다는 뜻이다.
민주당 접전 선거구는 캘리포니아 애덤 그레이, 뉴멕시코 게이브 바스케스, 뉴욕 로라 길렌, 오하이오 그레그 랜즈먼, 워싱턴주 마리 글루젠캠프 페레스 의원이 보유한 지역이다.
메리 워싱턴대학교 스티븐 판즈워스 정치학 교수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공화당이 선거구 재획정으로 일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지만, 민주당도 진보 성향 주에서 같은 작업을 해 대부분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민주당은 활기를 띠고 있으며 주요 선거구에 강력한 후보를 확보하고 있다"며 "공화당 의원들이 재선 출마 대신 은퇴를 선택하는 것도 공화당에 불리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판즈워스 교수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트럼프의 인기 하락이 많은 공화당 의원들의 재선 포기나 사퇴 고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공화당이 보유한 공석이 늘어나면 하원 전망이 크게 나빠진다"고 말했다.
경제 불만이 핵심 변수
리치먼드대학교 어니스트 맥고웬 3세 정치학 교수는 여론조사가 현재 민주당에 유리하지만, 중간선거 결과를 좌우할 변수가 많다고 분석했다. 그는 "양당이 예비선거에서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민주당이 온건파를 선택할지 진보파를 택할지는 선거구 상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맥고웬 교수는 "민주당이 탄탄한 후보, 즉 높은 인지도와 모금 기반을 갖춘 후보를 주요 선거구에 내세우느냐가 관건"이라며 "예비선거 이후 자금이 어디로 흘러가고 어떤 선거구를 겨냥하는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 상황이 "집권 여당에 좋지 않은 징조"라고 지적했다. 또한 과거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투표장을 찾았던 비정기 유권자들이 중간선거에서도 같은 열의를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조지아주 공화당 마저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지난 24일 X에 "의료비와 관련한 미국인들의 재정 위기를 수개월간 경고했는데 한 차트에 그것이 나타났다"며 "공화당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간선거에서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은퇴한다.
저널리스트 G. 엘리엇 모리스는 "물가 문제가 2026년 중간선거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며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 출구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절반가량이 경제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았고, 이들은 공화당 후보보다 민주당 후보를 30%포인트 더 지지했다. 이는 2024년 선거 대비 90%포인트 변화"라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2020년 하원 선거에서 222석을 차지해 공화당(213석)을 누르고 다수당이 됐다. 2018년에는 235석을 얻었고 일반 득표에서 8.6%포인트 앞섰다. 2024년 선거에서 공화당은 220석, 민주당은 213석을 확보했다. 민주당이 승리한 2개 선거구는 현재 공석이다. 공화당은 일반 득표에서 2.6%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승리시 '분점정부' 전환
민주당이 2026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탈환할 경우 미국 정치는 '분점정부'로 전환된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 53석, 하원 220석을 보유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한 '통일정부' 체제다. 하원이 민주당으로 넘어가면 트럼프 대통령의 입법 추진력이 크게 약화된다.
2026년 중간선거에서는 상원 100석 가운데 33석이 개선된다. 현재 공화당은 상원에서 민주당(47석)을 6석 앞서고 있다. 선거 전문가들은 상원 개선 의석 가운데 공화당 방어 대상이 13석, 민주당 방어 대상이 20석으로 민주당 불리하다고 분석한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등 경합주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재선에 나서야 하는 반면, 공화당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이 많다는 평가다.
정치 분석 매체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되찾기 위해서는 4석 이상을 순증해야 하는데, 이는 하원 탈환보다 훨씬 어려운 과제라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하원만 탈환하고 상원은 공화당이 유지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인사 승인과 사법부 임명에서는 주도권을 유지하지만, 예산안과 입법에서는 민주당 견제를 받게 된다.
중간선거는 2026년 11월 3일 실시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