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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동발 원유 공급난에 나프타 부족 우려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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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중동발 원유 공급난에 나프타 부족 우려 심화

지난 3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 해안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발이 묶인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3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 해안에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로 발이 묶인 유조선들이 정박해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이 중동 정세로 인해 원유 공급난 우려에 휩싸인 가운데, 난데없는 플라스틱 제조 문제가 산업계를 강타할 가능성에 직면했다.

1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 이데미츠 코산, 미쓰이화학 등 석유화학 제조업체들이 중동 정세 문제로 플라스틱 제조에 필수 원료인 나프타 공급 불안으로 인해 생산 감축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시작된 지 2주가 지난 현재 일본의 약 12곳에 달하는 에틸렌 생산시설 중 절반이 감산을 결정했다. 에틸렌은 나프타를 원료로 제조되는 기초 화학 제품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일본 내에서 나프타 공급 문제가 다수의 업종 생산에 악영향을 미치고 기업 실적 저하로 이어질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여 만드는 석유 제품으로 페트병이나 건축 자재, 가전제품 등의 원료로 사용될 뿐만아니라 휘발유 제조에도 이용된다.

기업 자문 회사 BCMG의 창업자 겸 매니징 디렉터인 마틴 차우드리는 “일본 시장이 나프타 공급이 끊겼을 경우의 연쇄적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웹사이트에 따르면, 일본은 나프타의 약 60%를 수입하고 있으며 그 중 약 70%를 중동이 차지한다. 그러나 중요한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원유만큼 나프타 부족에 대한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아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 혼란에 극도의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는 모양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 나프타의 대체 원료로 에탄을 사용하고 있는 미국과는 대조적이다.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일본의 나프타 가격은 약 66% 상승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나프타 부족 문제가 당장 연쇄적인 악영향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이다. 신에츠 화학공업은 지난 16일 에틸렌 공급 제약으로 건축 자재 등에 사용되는 염화비닐 수지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했고, 이튿날인 17일 미쓰비시 케미칼도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비닐아세테이트 모노머 등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시티그룹 증권 니시야마 유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일본의 원유 비축량은 약 250일분인 반면, 나프타 비축량은 약 20일분에 그치고 있다.

니시야마 애널리스트는 리포트를 통해 “방출된 나프타의 상당량이 휘발유용으로 우선 배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설령 비축분이 방출된다 하더라도 석유화학 업계에 즉각적 효과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는 당장 공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힌 상태다. 석유화학 제품 전체로는 국내 수요량의 2개월 분 정도,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 등 주요 제품은 3개월 반에서 4개월 분 정도의 재고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장 주식 시장에서도 일본의 나프타 부족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 식품 용기 제조업체인 에프피코의 주가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약 15% 하락했다. 같은 기간 도쿄증권거래소 주가 지수(TOPIX)의 하락폭은 약 7%에 그쳤다.

BCMG 차우드리 디렉터는 “많은 일본 주식 시장 투자자가 나프타 부족이 초래할 광범위한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공급망 상황이 코로나19 사태와 비슷해져도 이상하지 않으며, 현재 일본 시장의 안일함이 가장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