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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발에 1천원, '무한 탄창'의 시대…2025년 전장 바꾼 '레이저 7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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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발에 1천원, '무한 탄창'의 시대…2025년 전장 바꾼 '레이저 7대장'

英 드래곤파이어·美 헬리오스 등 실험실 넘어 실전 배치 '가시권' 진입
대만 '1달러 요격', 中 '냉각 기술' 등 가성비·기술력 갖춘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각축전
영국 국방부가 공개한 드래곤파이어(DragonFire) 레이저 무기가 야간에 공중 표적을 향해 붉은색 고출력 빔을 발사하고 있다. 이 무기는 2027년부터 영국 해군 구축함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사진=영국 국방부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국방부가 공개한 드래곤파이어(DragonFire) 레이저 무기가 야간에 공중 표적을 향해 붉은색 고출력 빔을 발사하고 있다. 이 무기는 2027년부터 영국 해군 구축함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사진=영국 국방부

오랫동안 국방 로드맵의 '청사진'이나 공상과학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레이저 무기가 2025년을 기점으로 전장의 '상수(Constant)'로 자리 잡았다. 실험실을 벗어나 최전선으로 전진 배치된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Energy Weapons, DEW)들은 속도와 정밀도, 그리고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탄창 능력을 입증하며 현대전의 문법을 새로 쓰고 있다고 국방 전문 매체 넥스트 젠 디펜스(Next Gen Defense)가 2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英·美·日·獨, '해상 레이저' 패권 경쟁 점화


2025년은 해군 함정 방어의 패러다임이 미사일에서 레이저로 넘어가는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영국의 '드래곤파이어(DragonFire)'는 그 선봉에 섰다. 시속 650km(약 430마일)로 비행하는 고속 드론을 추적·격추하며 영국 최초의 '수평선 너머(above-the-horizon)' 레이저 교전 능력을 입증했다. 1km 밖에서 동전 크기 표적을 타격하는 정밀도는 미사일 방어의 저비용 대안으로서 가치를 증명했다.
영국 정부는 이에 MBDA UK와 3억1600만 유로(약 3억72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 2027년까지 45형(Type 45) 구축함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미 해군 역시 '헬리오스(HELIOS)' 시스템을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프레블함(USS Preble)'에 탑재해 해상 시연을 마쳤다. 60kW급(120kW 확장 가능) 출력을 자랑하는 헬리오스는 표적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는 '하드킬(Hard-kill)'뿐만 아니라 센서를 교란하는 '소프트킬(Soft-kill)' 능력까지 갖춰 지휘관에게 다양한 전술적 옵션을 제공한다.

일본과 독일의 추격도 매섭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시험함 '아스카(Asuka)'에 100kW급 레이저를 탑재해 첫 해상 시험에 돌입했다. 10개의 10kW 광섬유 레이저를 하나로 합치는 빔 결합 기술을 적용해 드론 기체를 태워버릴 화력을 확보했다. 독일 또한 호위함(F124) 작센함에서 100회 이상의 실사격 테스트를 완료하고 2029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만의 '1달러' 가성비 혁명과 중국의 기술 도약


비대칭 전력 확보가 시급한 대만은 '경제성'에 방점을 찍었다. 대만 AIDC가 공개한 8kW급 광섬유 레이저는 5톤 트럭에 탑재 가능한 기동성을 갖췄으면서도, 1회 발사 비용이 1달러(약 1400원) 미만에 불과하다. 1.5km 거리의 쿼드콥터 드론을 90% 확률로 요격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2026년 중반까지 12kW로 출력을 높여 야전 방공 여단에 배치될 예정이다.

호주의 EOS사가 개발한 '아폴로(Apollo)' 역시 100kW 고출력으로 드론 스웜(군집 드론) 위협에 대응하며, 이미 NATO 회원국과 수출 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중국은 기술적 난제였던 '발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승전기념일 열병식에서 공개된 'LY-1' 레이저 시스템은 고질적인 문제인 열로 인한 가동 중단(thermal shutdowns) 없이 지속적인 고출력 운용이 가능한 냉각 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다수의 표적과 장시간 교전해야 하는 현대전에서 중국의 기술적 진보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황상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123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