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불균형에 중저가폰보다 못한 카메라…배터리 5600mAh도 10인치 대화면엔 '역부족'
폴더블 시장 7년째 2% 미만 정체…2026년 애플 폴더블 아이폰 출시에 판도 바뀔 전망
폴더블 시장 7년째 2% 미만 정체…2026년 애플 폴더블 아이폰 출시에 판도 바뀔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는 30일(현지시간) 서울에서 일주일간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직접 사용한 뒤 작성한 리뷰에서 이 제품을 "비싸고 덜 다듬어졌다(Expensive and Half-Baked)"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이 기기가 높은 가격과 복잡한 엔지니어링 탓에 틈새 시장 제품에 머물 수밖에 없으며, 얼리어답터와 기술 애호가를 넘어서는 대중적 호응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폴더블 시장 7년, 여전히 2% 미만 점유율
삼성전자는 2019년 주요 제조사 가운데 처음으로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 뒤 올해만 네 종류의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그러나 IDC 자료에 따르면 구글, 화웨이 등 주요 업체들이 참여한 폴더블폰 시장은 여전히 전체 스마트폰 판매의 2%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 증가한 약 2060만대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폴더블폰 점유율 1위는 화웨이(45%)가 차지했으나, 3분기에는 삼성전자(64%)가 선두 자리를 탈환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9.2%에서 지난해 32.9%까지 급락하며 화웨이의 추격을 받고 있다.
트라이폴드는 화웨이가 지난해 처음 시도한 새로운 폴더블 형태로, 두 번 접어 스마트폰과 와이드스크린 태블릿 두 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접으면 6.5인치 스마트폰이지만 펼치면 10인치 태블릿으로 변신한다. 이론상으로는 아이폰 프로 맥스와 아이패드 프로를 합친 것보다 저렴한 가격에 두 기기의 기능을 모두 제공하는 셈이다.
무게 불균형·카메라·배터리, 설계 미완성 드러나
블룸버그 리뷰에 따르면 트라이폴드의 가장 큰 문제는 무게 불균형이다. 삼성은 각 패널 두께를 약 4mm로 슬림화했지만, 이를 위해 모든 카메라 하드웨어를 크고 무거운 별도 모듈에 집중시켰다. 후면에는 카메라 돌출부와 추가로 튀어나온 3개의 렌즈가 있어 얇은 디자인을 강조한 의도와 상충된다.
그 결과 기기를 손에 들거나 평평한 표면에 놓을 때 균형이 맞지 않는다. 블룸버그 리뷰어는 "폴더블 태블릿의 핵심 전제는 이동 중 사용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화면을 주머니에 넣을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인데, 무게 불균형이 심해 기기를 들고 영상을 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내장 거치대도 없어 사용자가 기기를 계속 들고 있어야 한다.
카메라 성능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 빛이 부족한 환경(밤, 실내, 어두운 장소 등)에서 촬영한 저조도 사진은 입자가 거칠고 흐릿하며, 630달러(약 90만 원)짜리 샤오미 17이나 799달러(약 115만 원)짜리 구글 픽셀 10 같은 중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선명도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10인치 내부 화면도 다른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보다 눈부심과 반사가 심하다.
충전 속도도 경쟁사에 뒤처진다. 트라이폴드는 유선 45W, 무선 15W 충전을 지원하는 반면, 비보의 비폴더블 X300 프로는 유선 90W, 무선 40W를 지원하며 배터리 용량도 더 크다.
폴더블 고질병 '화면 주름' 여전…소프트웨어도 미완성
삼성과 경쟁사들의 개선 노력에도 폴더블폰의 고질적 문제인 화면 접힘 부분의 주름은 해결되지 않았다. 트라이폴드는 두 곳에서 접히기에 주름도 두 개다. 특정 각도에서 화면을 켜면 덜 눈에 띄지만, 화면을 스와이프할 때는 항상 주름이 느껴진다. 블룸버그는 "고가 시장 소비자들은 타협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런 설계적 결함이 초고가 기기 판매에 걸림돌이 된다고 분석했다.
소프트웨어 최적화도 미흡하다. 삼성 덱스(DeX) 소프트웨어를 통해 대형 내부 디스플레이에서 데스크톱과 유사한 환경을 구현할 수 있고, 최대 4개의 독립된 작업 공간에서 각각 5개 앱을 동시 실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 릴스는 가로 모드에서 화면의 절반만 표시되는 등 주요 앱들이 최적화되지 않았다.
외부 화면에서 시작한 활동을 기기를 펼쳐 내부 대화면에서 이어갈 수는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기기를 펼친 상태에서 구글 지도로 목적지를 선택한 뒤 기기를 접으면 작은 화면에서 경로를 볼 수 없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국내에서 지난 12일 359만~400만 원에 출시했다. 경쟁사 화웨이의 2세대 트라이폴드폰 '메이트 XTs'(약 410만 원)보다 약 60만 원 저렴하면서도 512GB 스토리지, 2억 화소 메인 카메라, 퀄컴 최신 AP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등 더 높은 사양을 갖췄다.
글로벌 IT 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이 전 세계 약 3만대 한정 판매 전략을 취하며 기기당 손익분기점 수준이거나 오히려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닷컴에서는 판매 개시 5분 만에 전량 매진됐고, 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정가의 3배에 육박하는 1000만 원짜리 매물까지 등장하는 한정판 상품이나 인기 제품을 정가에 구매한 뒤, 더 높은 가격에 되파는 행위인 '리셀 대란'이 벌어졌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출시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메모리 가격 등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대국적인 결단으로 줄이고 줄여 어렵게 만든 가격"이라며 "스페셜 에디션 성격이 있는 제품으로 많이 팔기보다는 원하는 분들이 써볼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2026년 애플 폴더블 아이폰 출시 앞두고 시장 판도 변화 전망
폴더블폰 시장은 내년 애플의 진입으로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IDC는 내년 폴더블폰 출하량이 올해 대비 30% 성장한 약 2678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며, 이는 기존 전망치 6%에서 대폭 상향 조정된 수치다.
애플은 내년 9월 아이폰 18 시리즈와 함께 첫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은 폴더블 아이폰 가격을 1999달러(약 288만 원)로 전망했으며, 출시 첫 해 22% 이상의 출하량 점유율과 전체 시장 가치의 34%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화면 크기를 극대화하기 위해 주름을 하나 더 추가하면 기기는 더 비싸지고 덜 다듬어질 수밖에 없다"며 "1세대 폴더블 기기를 사려는 모험적인 소비자라면 애플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시장 진입 때 무엇을 내놓을지 기다려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