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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AI 데이터센터 건설 광풍… ‘천문학적 비용’에 위험한 자금 조달 전략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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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AI 데이터센터 건설 광풍… ‘천문학적 비용’에 위험한 자금 조달 전략 확산

전통적 은행 대출 대신 사모펀드·우선주 등 고금리 전략 채택
말레이시아 조호르 등 핫스팟 부상…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과잉 우려도 상존
Equinix는 2001년 홍콩에 HK1 데이터 센터를 개설했다. 사진=Equinix이미지 확대보기
Equinix는 2001년 홍콩에 HK1 데이터 센터를 개설했다. 사진=Equinix
인공지능(AI)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더 크고 진보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려는 경쟁이 아시아 전역에서 격화되면서, 천문학적인 건설 비용을 감당하기 위한 자금 조달 구조가 갈수록 복잡해지고 위험해지고 있다.

기존의 단순 은행 대출 방식에서 벗어나 사모펀드, 국부펀드, 고금리 신용 대출 등 이른바 ‘메자닌(Mezzanine)’ 금융을 활용한 차입 전략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라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 메가와트당 1000만 달러… “은행 대출만으론 역부족”


최근 아시아의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Wakefield)에 따르면, IT 장비를 제외한 순수 건설 비용만 메가와트(MW)당 약 1000만 달러(약 130억 원)에 달한다.

100MW 이상의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 하나를 짓는 데 최소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가 투입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라이브 용량은 이미 13.7GW에 도달했으며, 계획 중인 용량까지 합치면 수천억 달러의 추가 자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 사모펀드와 우선주… 지분 희석 감수한 공격적 조달


자금 수요가 폭발하자 개발사들은 주권 자산 펀드와 사모펀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 최근 2년간 아시아 데이터센터 분야에 유입된 사모펀드 자금만 약 400억 달러에 달한다.

싱가포르 기반의 프린스턴 디지털 그룹(PDG)은 미국 스톤피크로부터 13억 달러 규모의 우선주 투자를 유치했다. 이는 일반 주식보다 순위가 높고 고정 배당을 제공하는 대신 기존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키는 구조다.

지주회사가 여러 프로젝트를 묶어 대출받는 방식으로 유연성을 확보하지만,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2~3%포인트 더 높다.
상업 은행들은 단일 테넌트(임차인) 이탈 위험과 신용 등급 우려를 반영해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발업자들은 고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사모 신용 펀드를 찾고 있다.

◇ ‘제2의 유령도시’ 될까?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 과잉


말레이시아 조호르-싱가포르 특별경제구역(JS-SEZ)은 현재 가장 뜨거운 데이터센터 허브지만, 과거 ‘포레스트 시티’와 같은 유령 도시가 될 수 있다는 경계심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전쟁으로 인해 엔비디아(NVIDIA) 칩과 같은 핵심 부품이 수출 제한을 위반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엑심 그룹은 파트너사의 엔비디아 칩 관련 사기 혐의로 계약을 종료하기도 했다.

바이트댄스(틱톡) 등 중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주요 임차인으로 자리 잡으면서, 은행들은 최종 사용자가 첨단 GPU를 확보하지 못해 임대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조호르 주 정부가 승인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총 5.3GW에 달한다. 이 모든 시설이 장기적인 신뢰성 요구를 충족하며 실제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전망: 자본 집약적 산업의 도박


아시아 데이터센터 시장은 전례 없는 속도로 팽창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고금리 차입과 지분 희석, 그리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이라는 위험 요소가 있다.

전문가들은 "음악이 멈추는 시점, 즉 공급 과잉이 발생하거나 수익률이 저하될 때 복잡한 다층 부채 구조가 개발사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