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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日 부품사 비상… 40%만 가격 인상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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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日 부품사 비상… 40%만 가격 인상 성공

닛케이 조사 결과, 소규모 공급업체 협상력 부재로 비용 전가 어려움 노출
수입 관세 2.5%→15% 급등에 수익성 악화… 미 생산 확대 등 공급망 재편 가속
수입된 일본 차량과 자동차 부품은 이전 2.5%보다 높은 15%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수입된 일본 차량과 자동차 부품은 이전 2.5%보다 높은 15% 관세를 부과받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일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이 심각한 수익성 위기에 직면했다.

3일(현지시각) 닛케이(Nikkei)가 일본 상장 자동차 부품사 약 1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은 기업 중 약 40%만이 추가 비용을 고객사에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규모 부품사와 달리 협상력이 약한 하위 공급업체들이 무역 환경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 개선되는 가격 협상, 그러나 여전한 하도급 격차


이번 조사에 응답한 43개 기업 중 32개 사가 기존 2.5%에서 15%로 인상된 미국 관세로 인해 제조 비용이 상승했다고 보고했다.

이 중 약 40%인 13개 기업이 제품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 부담을 덜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7~8월 조사 당시 가격 전가 성공률이 30%였던 것에 비하면 개선된 수치다.

베어링 전문 기업 NTN 관계자는 “2025 회계연도 내에 증가한 관세 비용의 약 90%를 제품 가격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량용 유압 장비 제조사 KYB 또한 완성차 업체(OEM)와의 가격 협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내 하도급법 집행 강화가 공급업체들의 가격 인상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전가는 무리"… 대안으로 떠오른 ‘현지 투자 확대’


반면, 상당수의 부품사는 여전히 가격 인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주요 엔진 부품 제조사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서만 인상이 허용될 뿐 대다수 제품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협상력의 한계를 토로했다.
미국 시장에서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사와의 가격 경쟁을 의식해 부품 단가 인상을 보류하거나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본 부품사들은 가격 인상 대신 미국 현지 생산 확대라는 우회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세계 최대 타이어 제조사 브리지스톤은 미국 내 승용차 타이어 생산 능력을 2027년까지 약 200만 개 늘리기 위해 추가 투자를 단행한다.

온보드 장치 모터 제조사 미츠바는 “자체적인 원가 절감 노력을 통해 관세의 실질적 영향을 절반으로 줄였다”고 밝혔다. 설문 응답자 중 7개 사가 해외 투자 확대를 고려 중이며, 9개 사는 미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지정학적 리스크 가중… 공급망 지도 다시 그린다


2025년 한 해 동안 일본 자동차 업계는 관세 외에도 미·중 갈등에 따른 희토류 공급 중단과 반도체 수급 차질이라는 삼중고를 겪었다.

특히 네덜란드 넥스페리아(중국 자본 소유)의 출하 중단과 반도체 부족 여파로 혼다 자동차가 이번 달 생산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실질적인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응답 기업의 약 70%는 이러한 지정학적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기존의 위험 관리 계획을 전면 재평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발 무역 압박이 지속되면서 일본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은 ‘일본 생산-미국 수출’에서 ‘미국 현지 완결형’으로 빠르게 재편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