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건보료 26% 폭등 쇼크… 고물가 시대 ‘생존형 짠테크’ 확산
‘알고리즘 가격’엔 불매로 맞불… 부모와 동거는 ‘자산 증식’ 전략
‘알고리즘 가격’엔 불매로 맞불… 부모와 동거는 ‘자산 증식’ 전략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간판 경제 칼럼니스트 미셸 싱글테리는 지난 3일(현지시각) ‘2026년 머니 아웃룩’ 칼럼을 통해 올해 개인 재무 관리의 핵심을 이같이 정의했다.
고물가 고착화와 각종 보조금 종료라는 이중고 속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강령을 제시한 것이다. 싱글테리는 원격 근무 종료에 따른 ‘출근 비용’ 부활과 건강보험료 급등 등 달라진 환경에 맞춰 재무 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보료 폭탄과 의료 사각지대 공포
올해 미국 가계 경제를 위협하는 가장 큰 뇌관은 건강보험료다. 싱글테리는 이를 “보조금 안전망은 가고, 보장 포기가 온다”고 진단했다.
지난해(2025년) 말을 기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유지했던 건강보험개혁법(ACA) 보조금이 종료됐다. 미 의회가 예산안 처리를 두고 진통을 겪으면서 보조금 연장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올해 직장 건강보험 등 시장 보험료는 평균 26% 치솟을 전망이다. 일부 가입자는 세액 공제 혜택이 사라지며 비용 부담이 두세 배까지 불어날 위기에 놓였다.
비영리 건강정책기관 KFF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ACA 가입자 4명 중 1명은 보험 유지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KFF 보고서에 등장한 캘리포니아의 한 63세 남성은 “보조금 없이 보험료만 월 750달러(약 108만 원)를 더 내야 한다”며 “빠듯한 살림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싱글테리는 “수많은 미국인이 단 한 번의 의료 응급 상황으로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트림플레이션’과 디지털 빚의 덫
소비 습관에서도 대전환이 필요하다. 싱글테리는 “디지털 빚의 덫인 선구매 후결제를 버리고, 현금을 왕으로 모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구매 후결제는 당장 돈이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게 해주는 결제 방식이지만, 뱅크레이트 조사 결과 이용자의 절반 가까이가 과소비 등 재정 문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약탈적 대출이 판치는 시대에 현금을 쥐고 있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대적인 재무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구독료가 오르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책도 제시했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는 평균 4개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독하며 월 69달러(약 9만 9700원)를 지출하고 있다. 이는 2024년보다 13% 늘어난 수치다.
AI 가격 꼼수와 ‘출근세’의 부활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이용해 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동적 가격 책정(Dynamic Pricing)’도 경계 대상이다. 싱글테리는 식료품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가 동일 상품에 다른 가격을 매기는 실험을 했다가 소비자 반발을 산 사례를 들었다. 그는 “폭우가 쏟아질 때 택시비를 더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어도, 사람들이 매일 소비하는 기본적인 생활 필수품까지 널뛰는 가격을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알고리즘이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면 구매를 거절하고 돌아서는 ‘손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사무실 복귀 명령 강화로 재택근무가 사라지면서 ‘출근 예산’도 다시 짜야 한다. 교통비, 외식비, 의류비 등 이른바 ‘출근세’가 가계부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싱글테리는 “사무실 복귀를 혁신으로 포장하지만, 실상은 빈 사무실 채우기일 수 있다”며 “과거의 소비 습관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예산을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모와 동거는 ‘전략적 선택’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성인이 된 자녀가 부모 집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이를 ‘자립 실패’라며 농담거리로 삼았지만, 이제는 ‘다세대 동거’가 자산 증식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떠올랐다.
싱글테리는 “높은 임대료와 집값 탓에 부모님 댁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는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라며 “빚을 갚거나 내 집 마련 종잣돈을 모으기 위한 현명한 셈법”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싱글테리는 해킹 위협에 대비해 비밀번호 외에 이중 인증(MFA)을 필수적으로 설정하는 ‘디지털 방어’ 태세를 갖출 것을 주문했다. 또한, 파티 비용을 손님에게 청구하는 무례한 관행 대신, 각자 음식을 가져오는 ‘포틀럭(Potluck)’ 파티로 분수에 맞는 삶을 즐길 것을 권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