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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네수엘라 전격 무력 개입…마두로 체포에 중간선거·유가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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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네수엘라 전격 무력 개입…마두로 체포에 중간선거·유가 ‘요동’

“미국이 직접 통치” 선언… ‘미국 우선주의’ 확장 논리 내세워
민주당 “경제난 덮으려는 국면 전환용”… 공화당 내서도 “제2 이라크 우려”
반대 여론 70% 속 ‘강한 지도자’ 이미지 구축 시도… 선거 판세 안개 속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에 대한 체포와 관련해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각)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에 대한 체포와 관련해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 작전을 감행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문제가 핵심 쟁점이던 오는 11월 중간선거 판도가 해외 정권 교체라는 초대형 돌발 변수로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민주당은 국내 경제 실패를 덮으려는 꼼수라고 맹비난했고,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의 고립주의 노선을 스스로 위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4(현지시각) 트럼프의 이번 도박이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집중 분석했다.

베네수엘라 직접 통치선언… 마약 소탕과 석유 이권 겨냥


WP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군사 작전을 펼쳐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을 체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과도기 동안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작전을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되찾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라고 규정하며 마약 밀매 차단과 미국 석유 기업의 진출 기회 확대, 미국의 힘을 과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베네수엘라를 통치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지난 4ABC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직접 운영하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렛대를 사용할 것"이라고 답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번 작전은 20019·11 테러와 같은 명확한 도발 없이 이뤄져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미국 우선주의의 딜레마… MAGA 지지층 분열


이번 개입은 트럼프의 핵심 슬로건인 미국 우선주의의 해석을 두고 공화당 내 분열을 일으켰다. 공화당 지도부는 대체로 대통령을 옹호했지만,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외 분쟁 개입 중단을 약속했던 트럼프의 공약과 배치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적인 친트럼프 인사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공화·조지아)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이것은 많은 MAGA 지지자들이 끝내기 위해 투표했던 바로 그 전쟁"이라며 "우리가 틀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내 마약 사망 원인인 펜타닐은 베네수엘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온다며 작전의 명분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트럼프의 전 전략가였던 스티븐 배넌 역시 마두로 체포를 성과로 인정하면서도, 미국의 개입 확대가 "부시 정권 시절 이라크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머스 매시(공화·켄터키) 하원의원은 이번 작전이 마두로 체포라는 제한적 목표를 넘어 미국의 장기 개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했다.

민주당 "경제 실패 물타기"… 경제 심판론 유지


민주당은 이번 군사 작전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가리기 위한 성동격서식 전략으로 보고 있다.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상승과 생활비 위기를 부각하던 민주당은 트럼프가 외교 안보 이슈로 유권자의 시선을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은 "미국 국민은 지도자들이 국내 삶을 개선하는 데 실패한 상황에서 외국을 운영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트럼프가 경제에서 실패하고 국내 장악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앤드류 베이츠 민주당 전략가는 "비용 상승으로 고통받는 국민에게 문제 해결 대신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내는 대통령의 모습은 역풍을 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11CBS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0%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개입을 반대했으며, 대다수는 베네수엘라를 국가 안보의 중대 위협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과거 조지 W 부시의 이라크 침공이나 조 바이든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실패가 각 정당의 지지율에 치명상을 입혔던 사례는 외교 정책이 선거에 미치는 파괴력을 증명한다.

강한 리더’ vs ‘진흙탕 싸움… 불확실성 증폭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중간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베네수엘라 상황이 조기에 안정되고 유가 하락 등 경제적 실익으로 이어진다면 트럼프의 승부수가 통할 수 있다. 윗 에어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는 "트럼프의 강점은 우유부단하거나 약하지 않다는 이미지"라며 "이번 작전은 그런 강점을 부각하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라힘 카삼 내셔널펄스 편집장은 "카라카스가 하룻밤 사이에 화약고로 변한다면 정치적 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재건이라는 늪에 빠져 막대한 비용을 치르게 될 경우, 인플레이션에 지친 유권자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 있다.

11월 중간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10개월이다. 트럼프가 던진 베네수엘라 카드가 그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신의 한 수가 될지, 아니면 공화당의 선거 패배를 부르는 자충수가 될지는 향후 전개될 베네수엘라의 정정 불안 해소 여부에 달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