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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반(反)애플 AI 동맹’ 결성...“올해 8억 대 기기에 제미나이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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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반(反)애플 AI 동맹’ 결성...“올해 8억 대 기기에 제미나이 심는다”

삼성, 모바일 넘어 TV·가전·안경까지 구글 AI 영토 확장
애플 ‘시리’ 추격 따돌릴 골든타임...데이터 확보로 ‘초격차’ 승부수
구글, 라이선스 수익보다 ‘점유율·광고’ 파생 효과 노려
구글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애플을 따돌리기 위해 ‘반(反)애플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제미나이3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구글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애플을 따돌리기 위해 ‘반(反)애플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제미나이3 로고. 사진=로이터
구글과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에서 애플을 따돌리기 위해 ‘반(反)애플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디인포메이션은 지난 5일(현지 시각) 삼성전자가 올해 자사 모바일 기기 8억 대에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Gemini)’ 기반 기능을 탑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이번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를 기점으로, 모바일뿐만 아니라 가전과 TV 영역까지 구글의 AI 생태계가 삼성이라는 거대 하드웨어 플랫폼을 타고 폭발적으로 확장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드웨어 최강자 삼성 등에 업은 구글


디인포메이션과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AI 적용 기기를 8억 대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에 이르는 규모다. 핵심 파트너는 구글이다. 삼성 스마트폰에는 구글의 최신 AI 모델인 제미나이가 탑재되며, 양사는 이를 스마트 안경과 주방 가전, 구글 TV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는 TV 제품군으로까지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업계는 이번 협력을 두고 구글이 모바일 AI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한다. 애플이 오픈AI 등과 손잡고 음성 비서 ‘시리(Siri)’의 성능을 대폭 개선해 추격해오기 전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방대한 기기망을 활용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2026년은 모바일 AI 주도권 분수령"


시장조사업체와 전문가들은 2026년이 모바일 권력 지형이 바뀌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현재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애플의 거센 추격으로 올해 말 최종 집계에서는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구글로서는 삼성과의 동맹만으로도 충분한 실익을 챙길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애플과 오픈AI 간의 협력이 아직 구체적인 서비스로 안착하지 못한 ‘공백기’를 틈타 안드로이드 진영의 사용자 경험을 제미나이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글의 이러한 전략은 스마트폰 이후의 디바이스 시장을 노리는 메타(Meta)나 오픈AI의 하드웨어 진출 야심을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오픈AI와 메타가 스마트 안경 등 새로운 폼팩터를 통해 스마트폰을 대체하려 시도하는 상황에서 구글은 기존 스마트폰 생태계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셈이다.

데이터가 곧 돈…수익 모델의 재구성


이번 협력의 이면에는 구글의 정교한 셈법이 깔려 있다. 단순히 AI 모델 사용료를 받는 차원을 넘어선다. 구글은 삼성전자에 제미나이 라이선스 비용을 할인해 주거나, 오히려 탑재 대가로 보조금을 지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지난해 반독점 소송 과정에서 구글이 자사 앱 선탑재를 위해 제조사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구글이 당장의 라이선스 수익보다는 ‘데이터 확보’와 ‘광고 매출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고 분석한다. 8억 대에 이르는 기기에서 발생하는 이용자 상호작용 데이터는 제미나이 모델을 고도화하는 핵심 자양분이 된다. 성능이 개선된 AI 모델은 다시 더 많은 기업 고객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또한 삼성 갤럭시 폰에 탑재된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화면 정보를 바탕으로 AI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구글의 검색 광고나 관련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다. 이는 현재 일반 대중에게 각인된 ‘AI=챗GPT’라는 공식을 깨고 구글의 AI 서비스를 보편화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 주요 기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Gen AI) 스마트폰 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생성형 AI 폰 비중은 2024년 11% 수준에서 2027년 43%까지 급증해 5억5000만 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당장은 ‘선점 효과’를 누리는 삼성전자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애플이 자체 AI 시스템을 탑재한 신모델을 본격적으로 내놓는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26년에는 애플이 프리미엄 AI 폰 시장에서 삼성의 점유율을 맹추격하며 시장 판도를 뒤흔들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 관계자는 “구글과 삼성의 계약기간이 영구적이지 않고 애플의 반격도 거세겠지만 당분간 모바일 AI 시장에서 구글의 지배력은 누구도 넘보기 힘들 것”이라면서 “이번 CES는 양사의 ‘AI 동맹’이 가전과 일상 영역으로 얼마나 깊숙이 침투했는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