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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의 역발상... 中 ‘EV 열풍’에도 “엔진은 자동차의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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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의 역발상... 中 ‘EV 열풍’에도 “엔진은 자동차의 영혼”

아키오 회장 “자동차, 단순 가전제품 전락 위험” 경고하며 내연기관 기술 보존 선언
중국선 ‘현지 맞춤형’ 저가 EV bZ3X로 응전… “일본 본사 설득해서라도 투자 늘릴 것”
토요타는 중국에서 bZ3X 전기차의 성공에 이어 올해 말에 공개된 bZ7 전기 세단을 출시하려 하고 있다. 사진=토요타이미지 확대보기
토요타는 중국에서 bZ3X 전기차의 성공에 이어 올해 말에 공개된 bZ7 전기 세단을 출시하려 하고 있다. 사진=토요타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EV)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토요타가 엔진 기술을 포기하지 않는 ‘다중 경로(Multi-pathway)’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7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 보도에 따르면, 토요타는 중국의 급격한 전동화 흐름에 맞서면서도 미국 시장의 강력한 하이브리드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내연기관 엔진과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 "엔진은 자동차의 영혼"... 초고급 스포츠카 ‘자체 엔진’ 탑재


토요타 아키오 회장은 최근 자동차가 인공지능(AI)과 배터리 성능에만 의존하는 ‘산업용 소모품(Commodity)’으로 전락할 위험을 경고했다. 그는 “자동차 제조사의 영혼인 엔진이 사라지는 것은 기술적 손실”이라며 엔진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토요타는 2027년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포츠카 ‘GR GT’를 공개했다. 주목할 점은 그동안 야마하 모터와 협업해왔던 관행을 깨고, 4리터 V8 엔진을 토요타가 직접 자체 개발했다는 것이다.

토요타는 2030년까지 고출력 신형 엔진 라인업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부품 협력사들과 공유하며 내연기관 생태계 보호에 나섰다.

◇ 미국 시장은 ‘하이브리드’가 대세... 100억 달러 추가 투자


토요타의 이러한 전략은 미국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에 근거한다. 2025년 3분기 미국 신차 판매의 약 13%를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며 전체 전기차종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토요타 노스아메리카는 향후 5년간 100억 달러를 투자해 하이브리드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차세대 하이브리드 엔진을 직접 생산해 일본산 부품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현지 조달을 강화한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SUV인 RAV4는 6년 만의 풀체인지를 거치며, 미국 시장용은 일본 수출 물량 없이 북미에서 전량 생산되는 ‘표준 하이브리드’ 체제로 전환했다.

◇ 중국은 ‘중국식’으로... 저가 EV bZ3X로 반격


반면, BYD 등 현지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거센 중국 시장에서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토요타는 중국 시장 점유율이 3년 연속 감소하는 위기 속에서도 ‘중국 맞춤형 EV’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광저우자동차그룹(GAC)과 공동 개발한 bZ3X는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시작 가격을 109,800위안(약 2,100만 원)으로 낮췄다. 그 결과 11월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토요타의 한 임원은 현지 행사에서 "일본 본사가 중국 투자를 주저한다면 직접 설득해서라도 관철하겠다"며 중국 시장 사수 의지를 드러냈다.

토요타는 2025 회계연도에 연구개발비로 1.3조 엔(약 83억 달러)을 투입했다. 이는 BYD(78억 달러)나 테슬라(45억 달러)보다 높은 수치다.

내연기관의 감성과 전기차의 효율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토요타의 '엔진 보존 전략'이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패권 전쟁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